“다자녀에 행복도 커져…만만찮은 육아·교육비는 부담”
‘광주 북구 다자녀가족 체험관광’ 참여한 4가족에게 들어본 일상
자녀 4명 등 저출산 시대 ‘눈길’
모처럼 온가족 오손도손 외출
고충 나누고 특별한 추억 만들어
요리 함께 하고 비엔날레 등 관람
각종 혜택 좋지만 실질적 지원 필요
자녀 4명 등 저출산 시대 ‘눈길’
모처럼 온가족 오손도손 외출
고충 나누고 특별한 추억 만들어
요리 함께 하고 비엔날레 등 관람
각종 혜택 좋지만 실질적 지원 필요
![]() 지난 18일 광주시 북구 삼각동 남도향토음식박물관에서 다자녀 가족들이 육전과 주먹밥을 만들고 있다. |
“다자녀 가족들은 다같이 외출 한번 하려면 비용 부담이 커서 망설이기도 했는데, 오늘처럼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니 행복하네요.”
광주에서 초등학생 삼남매를 키우고 있는 다자녀 가족의 엄마 김미옥(여·43·문흥동)씨의 말이다.
김씨는 지난 18일 광주시 북구의 ‘다자녀가족 체험관광’ 체험 행사에 참가했다. 많게는 4명까지 자녀를 둔 다자녀 가족 4가구 16명이 한 자리에 모여 북구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고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는 행사다. 저출산 시대, 동네에서 아이 웃음소리 한 번 듣기도 어려운 시기에 다자녀 가족들끼리 모여 서로의 고충을 나누고 가족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식구가 많다보니 함께 시간을 맞춰 한 번 모이는 것 조차 쉽지 않다던 다자녀 가족들이 한 데 모이자, 마치 명절 풍경처럼 가족들이 오손도손 어울리는 장면들이 잇따라 연출됐다.
부모 손을 잡은 초등학생 아이들의 얼굴엔 설렘이 가득했다. 아이들은 비눗방울을 불기도 하며 금세 친구가 됐고, 북구 희망의 거리에서 ‘가족 건강’, ‘강아지 키우고 싶어요’ 등 ‘우리 가족 희망 메시지’ 적으며 까르르 웃기도 했다.
남도향토음식박물관에서 광주 대표 음식인 육전과 주먹밥을 만들기로 한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뜨거운 밥에 시금치와 멸치를 넣어 조물조물 뭉치자, 부엌 안은 금세 고소한 냄새로 가득 찼다. 아이들은 주먹밥을 뭉쳐 아빠에게 한 입 넣어주기도 하고, 엄마의 비법을 전수받아 김치를 총총 썰어 자신만의 주먹밥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어색한 손놀림으로 계란을 풀고, 신기한듯 부침가루와 계란물을 묻혀 육전·새우호박전·명태전 한 접시를 완성하는 한편 아빠들은 뜨거운 기름에서 ‘전 뒤집기’ 기술을 선보이며 웃음꽃을 피웠다.
최유나(7)양은 “엄마랑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데, 아빠랑 오빠랑 같이 만들어서 재밌었다. 내가 만든 음식이라 더 맛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국립광주과학관, 디자인비엔날레 전시관, 광주역사민속박물관 등을 들러 과학 실험을 체험하고,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를 관람했다. 아시아예술문화정원 산책로에서는 가족별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으면서 특별한 한 때를 보냈다.
행사 현장에서 만난 다자녀 가족들의 삶은 넉넉지만은 않았다. 육아 비용부터 교육비, 생활비 등 모든 비용이 남들의 세 배, 네 배로 나가다 보니 계획적이고 알뜰한 소비를 해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잡아 있었다.
김씨의 경우 다자녀 육아에 대한 어려운 점으로 만만치 않은 교육비를 첫 손에 꼽았다. 남편 혼자 버는 외벌이라 세 아이 모두 학원을 보내기에는 빠듯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피아노 학원, 막내는 학교 방과 후 수업을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김 씨가 집에서 학습지로 자녀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출산장려금이나 수도·전기료 감면, 자동차 구입 시 취득세 감면 혜택은 받았지만, 그외 일상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다자녀 혜택은 거의 없다”며 “차상위나 한부모가정은 지원이 많은 반면, 다자녀 가정은 사각지대에 있어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3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 대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사남매의 아버지 심창룡씨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갖기 어려운 점이 가장 마음아프다고 말했다.
심씨는 과거에도 첫째, 셋째 딸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아버지와 딸이 함께하는 12주 요리 교실’에 참여할 정도로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노력을 해 왔지만, 자녀가 많을수록 가족이 함께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막내 딸 지휴(9)양과 함께 참여한 심 씨는 “첫째, 둘째는 입시와 대학 시험 때문에 아이들이 커 갈수록 여섯 가족이 다같이 모여 시간을 보내는 게 어렵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심 씨는 이어 “요즘엔 다자녀를 위한 국가 지원이 꽤 있지만, 제가 아이들을 키울 때는 다자녀 혜택이 많이 없었다”며 “이번 프로그램처럼 비용 부담 없이 가족끼리 음식 체험, 지역 관광 등 체험할 기회가 많아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송시율(11)·송하율(여·9) 남매를 키우는 김세련(여·42) 씨는 “자녀가 많다 보니 일일이 챙기기가 쉽지 않다”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어울릴 수 있는 청소년 시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구는 18, 19일에 이어 오는 25일, 26일 등 4일간 총 100명의 다자녀가족을 선발해 다자녀가족 체험관광 행사를 운영할 예정이다. 오는 25·26일에는 광주호 생태원 투어 코스도 진행된다.
/글·사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광주에서 초등학생 삼남매를 키우고 있는 다자녀 가족의 엄마 김미옥(여·43·문흥동)씨의 말이다.
김씨는 지난 18일 광주시 북구의 ‘다자녀가족 체험관광’ 체험 행사에 참가했다. 많게는 4명까지 자녀를 둔 다자녀 가족 4가구 16명이 한 자리에 모여 북구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고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는 행사다. 저출산 시대, 동네에서 아이 웃음소리 한 번 듣기도 어려운 시기에 다자녀 가족들끼리 모여 서로의 고충을 나누고 가족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부모 손을 잡은 초등학생 아이들의 얼굴엔 설렘이 가득했다. 아이들은 비눗방울을 불기도 하며 금세 친구가 됐고, 북구 희망의 거리에서 ‘가족 건강’, ‘강아지 키우고 싶어요’ 등 ‘우리 가족 희망 메시지’ 적으며 까르르 웃기도 했다.
아이들은 어색한 손놀림으로 계란을 풀고, 신기한듯 부침가루와 계란물을 묻혀 육전·새우호박전·명태전 한 접시를 완성하는 한편 아빠들은 뜨거운 기름에서 ‘전 뒤집기’ 기술을 선보이며 웃음꽃을 피웠다.
![]() 다자녀 가족들이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시장에서 도슨트의 해설을 들으며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국립광주과학관, 디자인비엔날레 전시관, 광주역사민속박물관 등을 들러 과학 실험을 체험하고,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를 관람했다. 아시아예술문화정원 산책로에서는 가족별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으면서 특별한 한 때를 보냈다.
행사 현장에서 만난 다자녀 가족들의 삶은 넉넉지만은 않았다. 육아 비용부터 교육비, 생활비 등 모든 비용이 남들의 세 배, 네 배로 나가다 보니 계획적이고 알뜰한 소비를 해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잡아 있었다.
김씨의 경우 다자녀 육아에 대한 어려운 점으로 만만치 않은 교육비를 첫 손에 꼽았다. 남편 혼자 버는 외벌이라 세 아이 모두 학원을 보내기에는 빠듯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피아노 학원, 막내는 학교 방과 후 수업을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김 씨가 집에서 학습지로 자녀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출산장려금이나 수도·전기료 감면, 자동차 구입 시 취득세 감면 혜택은 받았지만, 그외 일상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다자녀 혜택은 거의 없다”며 “차상위나 한부모가정은 지원이 많은 반면, 다자녀 가정은 사각지대에 있어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3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 대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사남매의 아버지 심창룡씨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갖기 어려운 점이 가장 마음아프다고 말했다.
심씨는 과거에도 첫째, 셋째 딸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아버지와 딸이 함께하는 12주 요리 교실’에 참여할 정도로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노력을 해 왔지만, 자녀가 많을수록 가족이 함께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막내 딸 지휴(9)양과 함께 참여한 심 씨는 “첫째, 둘째는 입시와 대학 시험 때문에 아이들이 커 갈수록 여섯 가족이 다같이 모여 시간을 보내는 게 어렵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심 씨는 이어 “요즘엔 다자녀를 위한 국가 지원이 꽤 있지만, 제가 아이들을 키울 때는 다자녀 혜택이 많이 없었다”며 “이번 프로그램처럼 비용 부담 없이 가족끼리 음식 체험, 지역 관광 등 체험할 기회가 많아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송시율(11)·송하율(여·9) 남매를 키우는 김세련(여·42) 씨는 “자녀가 많다 보니 일일이 챙기기가 쉽지 않다”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어울릴 수 있는 청소년 시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구는 18, 19일에 이어 오는 25일, 26일 등 4일간 총 100명의 다자녀가족을 선발해 다자녀가족 체험관광 행사를 운영할 예정이다. 오는 25·26일에는 광주호 생태원 투어 코스도 진행된다.
/글·사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