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기 사용 조례와 충장로 축제 - 문선화 광주 동구의회 의장
2025년 10월 16일(목) 00:20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일상은 크게 달라졌다. 비대면 소비문화가 자리잡으며 온라인 쇼핑과 음식 배달이 급격히 늘어났다. 그 결과 1회용품 사용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생활폐기물 배출 문제는 심각한 환경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지방의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광주 동구의회 의원으로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1회용품 줄이기 등 지역에서부터 실질적인 변화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며 2022년 11월 전국 최초로 ‘광주광역시 동구 다회용컵 사용 활성화 지원 조례’를 발의, 제정했다. 조례 제정 당시 ‘다회용컵’ 또는 ‘다회용기’란 용어가 관련 법령에 명시되어 있지 않아 관련 부서와의 지속적인 실무협의가 필요하였으며 당시에는 1회용컵 사용이 보편화된 시점으로 해당 조례의 제정은 카페 운영 업주들의 굉장한 반발을 살 수 있었다.

단순히 조례 제정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동구 내 기관·단체와 각종 행사에서 다회용기 대여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후 광주 동구에서는 2022년 하반기부터 구청과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행사나 지역 내 기관 행사 등에 다회용기를 지원하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2022년 처음 2500만원으로 시작한 다회용컵 제작, 참여 커피숍 홍보 등의 배정 예산이 현재는 연간 약 5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꾸준히 집행되고 있다. 덕분에 행사 때마다 쏟아져 나오던 1회용품 쓰레기를 크게 줄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지역 축제 현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광주의 대표 축제인 ‘추억의 충장축제’는 2023년부터 다회용기 사용을 도입해 쓰레기 배출을 크게 줄였다. 오는 19일까지 열리는 올해 충장축제에서도 다회용기 대여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며 직접 챙겨온 정책적 지원이 그 기반이 되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해진다면 충장축제는 ‘환경을 지키는 축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며 다른 지역 축제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2024년 이후 하반기 의회 의장으로서 이 제도가 1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예산 확보에 힘써 왔다. 매년 다회용기 사용 지원사업에 필요한 예산이 반영되도록 집행부와 협의하고 사업이 확대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챙겨왔다. 그 결과 다회용기 대여서비스는 지역 행사와 축제 현장에 꾸준히 자리 잡게 되었고 주민들이 직접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 조례와 활동이 가진 의미는 세 가지다. 첫째, 전국 최초로 ‘다회용컵’과 ‘다회용기’ 개념을 제도화해 정책의 방향을 열었다는 점. 둘째, 제정된 조례를 실제 행정에 반영하고 예산 확보를 통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점. 셋째, 광주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전국 45개 기초지자체로 확산되며 큰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다회용기 사용 활성화는 더 넓게 확산되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쓰레기 감축과 자원순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이는 특정 지역만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과제다.

동구가 제정한 다회용기 조례가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이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지켜내는 강력한 실천이 될 것이다.

한창 진행중인 충장축제에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다회용기 사용에 적극 동참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작은 실천이 모여 우리 아이들에게 더 깨끗한 환경을 물려줄 수 있다. 필자는 앞으로도 지역에서 시작된 변화를 전국적인 정책으로 확산시키는 데 앞장설 것이다. 환경을 지키는 길은 바로 우리 일상에서의 작은 선택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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