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위(胃)에게도 휴식을 - 박재석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화기병원장
2025년 10월 01일(수) 18:40
추석은 풍성함을 상징하는 민족의 대명절이다. 하지만 풍성하게 차려진 식탁을 마음 놓고 즐기다 보면 각종 소화기 질환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수가 있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명절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장염 발생 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각별한 위생관리를 통해 예방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또한 명절에는 과식으로 소화불량이 흔하게 나타난다.

기름진 고기류(갈비찜, 찜닭 등)와 전 등 평소보다 고열량, 고지방 음식을 과식하게 되면 위장에 큰 부담이 되고 소화불량과 속쓰림,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명절 연휴 직후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상당수가 소화기 질환을 호소한다.

명절 음식으로 인한 일시적 소화불량은 대개 휴식과 식이조절로 호전되지만 증상이 오래가거나 흉통 및 속쓰림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위염, 위궤양, 담석증 등 다른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명절에 많이 발생하는 장염은 대체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일어난다. 명절에는 여러 가족·친지들이 모이는 만큼 세균, 바이러스 등에 노출되기 쉽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들어 놓게 되는 경우가 잦아 음식물 보관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세균, 바이러스에 의한 오염도 쉽게 일어난다.

특히 설 명절에 비해 기온이 높은 추석에는 세균, 바이러스 번식이 더욱 왕성할 수 있어 음식물 보관뿐만 아니라 조리도구 위생,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풍성한 한가위에는 과식의 유혹도 주의해야 한다.

과식은 일시적인 위 운동기능의 저하를 가져와서 소화불량 증상을 발생시키며 튀기거나 볶는 조리법이 많이 사용되는 명절음식은 열량이 높고 기름기가 많아 소화기관에 머무는 시간이 길고 기관 기능에 부담을 준다. 따라서 한번에 많은 양 보다는 ‘소량씩, 자주’ 먹는게 좋다. 고기류 등은 소화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한번에 많이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기름진 음식에 탄산음료와 술을 곁들이면 위산 분비가 증가하고 속쓰림을 악화시킬 수 있다.

대신 고기와 전 위주 식단에 과일과 나물 등을 곁들이면 장 운동을 촉진하고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한편 체한 느낌이 들 때 민간요법으로 바늘로 손을 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의학적으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며 바늘로 인한 2차 감염 우려가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명절 스트레스 역시 소화기 질환의 원인이 되곤 한다. 소화기관은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기능장애로 인한 속쓰림, 상복부 팽만감, 구역(또는 오심) 등이 나타난다.

일시적인 소화불량은 쉽게 증상이 완화되지만 자주 반복되면 만성 소화기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소화불량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에 의존해 소화제를 찾기 보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가벼운 산책과 같은 운동을 하면 오히려 효과적이다.

소화기 질환이 발생했다면 올바른 대응책을 숙지해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장염의 증상은 설사, 복통, 구토, 발열 등이다. 특히 구토, 설사가 반복되는 경우에는 탈수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따뜻한 물이나 보리차를 마셔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염증이 일어난 장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기력을 회복할 수 있는 미음이나 죽 같은 음식을 꾸준히 먹어주는 것이 회복을 돕는 방법이다.

이 때 설사를 멈추기 위해 지사제를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독성을 가진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장 내에서 계속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화불량이 심화되어 위장관 질환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면 약물 치료 등을 통해 증상 완화를 도와야 한다. 포만감이 계속 지속되면 위장관운동 촉진제를 통해 소화기관의 기능을 돕는 편이 좋다.

구역이 심하게 나타나면 진경제(내장기관 평활근의 비정상적인 수축과 경련을 진정시켜 통증을 줄이는 약물)를 복용해 비정상적인 위장관을 가라앉혀야 한다. 억지로 음식물을 게워 내는 행동은 위점막 손상과 출혈, 전해질 불균형을 조장할 수 있어서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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