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하나뿐인 자동차 ‘빗 속 질주’
영광서 ‘대학생 자작자동차 경진대회’ 열려
42곳 55개 팀 1800여명 경쟁·우정의 주행
2025년 09월 28일(일) 20:05
28일 영광군 대마면 한국자동차연구원 이모빌리티연구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학생 자작자동차 경진대회’에서 부경대 ‘TeamDOS’의 자작차가 주행 중이다.
 지난 26~28일 3일간 영광군 대마면 한국자동차연구원 이모빌리티연구센터 주행시험장이 엄청난 배기음과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엔지니어의 꿈을 가진 전국 대학생들이 한 데 모여 ‘자작차’로 경주하는 ‘2025 대학생 자작자동차 경진대회’가 열린 영광은 참석한 학생 드라이버들과 자동차들로 북적였다.

 대회에는 전국 42개 대학, 55개 팀, 18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단순한 기술 경연을 넘어, 창의적 공학인재 양성과 미래형 자동차 산업 저변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열리는 대회다.

 지난 26일 대회장에서는 학생들이 학업을 병행하며 수천만 원의 예산을 마련하고 스폰서를 유치하며 밤낮으로 땀 흘려 만들어낸 ‘세상에 단 하나뿐인 차’들이 줄줄이 모습을 드러냈다.

 학생들이 만든 자작차들은 전장 3m, 전폭 1.5m 안팎의 ‘카트’에 가까운 크기였다. 여느 스포츠카 못지 않게 날렵한 유체역학적 차체에 프론트윙·리어윙을 장착하는 것은 물론, 냉각·배기 시스템이나 배터리 시스템, 모터 제어 기술, 서스펜션 제어기 등 각 팀이 개성있게 차용한 최신 기술들이 집약돼 있었다.

 대회는 경주에 앞선 ‘검차’ 과정에서부터 치열했다. 배터리·제동·틸팅 등 총 6개 검차 단계를 모두 통과해야 트랙에 올라설 수 있는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검사대 위에 오른 차량을 바라보고있던 학생들은 검차 ‘통과’ 사인이 떨어질 때마다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듯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나눴다.

 하이라이트인 28일 ‘내구 레이스’는 빗방울이 흩뿌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학생들의 열정으로 뜨거웠다. 최종 관문인 내구 레이스에는 검차단계를 모두 통과한 35개 팀이 진출했다.

 자작차들이 굉음을 울리며 비로 젖은 노면 위를 질주하자 학생들은 서로의 차량이 안전하게 코스를 완주하길 바라며 ‘내 팀, 네 팀’ 할 것 없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번 대회 우승은 디펜딩 챔피언인 국민대학교 ‘KOOKMIN RACING(이하 KORA)’의 F-25 차량이 차지했다. 이 팀은 9년 연속 우승을 기록 중인 ‘무적의 강자’로, 올해도 고속 주행 안정성과 파워트레인 안전성을 한층 강화했다.

 박민우(24·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 자동차공학과) KORA 팀장은 “‘F-25’를 제작하면서 정밀 시뮬레이션과 데이터 검증 시스템을 통해 하이스피드 밸런스를 끌어올렸다”며 “전기차 운용에 따른 전력 변환 시스템과 저전압 차량 안전 회로의 검증에도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2020년에 동아리에 입단해 2023년 본격적으로 국제대회를 준비해온 그는 “학교 생활과 병행하다 보니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고, 차량 제작을 위해 필요한 사전 개념을 학습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며 “그럼에도 머릿속에 있는 설계가 실제 제품으로 제작되고, 완성된 차량이 주행까지 하는 모습을 볼 때 큰 희열을 느꼈고, 9년 연속 우승을 하게 돼 팀장으로서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고 따라와 준 팀원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고 밝혔다.

/영광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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