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준비 ‘신안 라일락축제’ 올해 개최 포기 왜?
지난해 꽃 모종 10만 개 심었는데 20~30% 말라죽어…올 가을 다시 심어 내년 개최
2025년 09월 16일(화) 20:20
신안군이 올 가을 지도읍 일대를 라일락 꽃밭으로 만들어 ‘라일락 축제’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수억원을 들여 심은 꽃이 대규모로 말라 죽으면서 축제 개최를 포기했다.

신안군은 이달 중순 신안군 지도읍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제1회 신안 라일락 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군은 축제 개최를 위해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에 걸쳐 예산 40억원을 들여 지도읍 광정리 일대 총 10만㎡(3만여평) 부지에 라일락정원을 조성했다. 썸머라일락, 버들마편초, 먼나무 등을 심고 지난해 7월 1차 준공식을 열었다.

준공식에 앞서 지난해 6월 예산 2억 5000여만원을 들여 라일락 10만여 그루를 심었으나, 이 중 20~30%인 2~3만그루가 말라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 내 숲길에 7만여그루, 정원에 3만여그루를 심었으나, 이 중 숲길에서는 어림잡아 15%, 정원에서는 50% 이상의 꽃이 고사한 것이다.

군은 이상기후로 폭염과 폭우가 잇따르면서 라일락이 살아남지 못하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민들이 설립한 ‘정원수협동조합’과 협업해 계약재배 형태로 2023년부터 1년간 썸머라일락(붓들레아)을 양묘한 뒤 정원으로 옮겨 심었는데, 지난해 8~9월부터 갑자기 고사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여름 폭우가 내리고 폭염이 지속되자 습기에 약한 라일락이 시들시들해졌다는 것이 군 분석이다. 주민들이 가지치기 작업을 너무 짧게 해 꽃이 고사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군은 전했다.

군은 올해 초부터 새로 키운 라일락을 옮겨 심으려고 했으나, 올해도 여름 내내 폭염과 폭우가 이어져 축제일을 맞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이번 가을 중으로 고사한 라일락을 다시 심고 내년 가을에 축제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지난 8월 신안군농업기술센터에 토양 분석을 의뢰한 결과 토양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기후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토양을 개량하고 고사한 지역에는 흙을 추가하고 보완해 다시 심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신안=이상선 기자 ssle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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