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을 좋아하는 일반인들에게 히말라야 탐험은 꿈의 여정이다. 트레킹이든 등반이든 인생에서 꼭 한 번은 그 하얀 산에 안겨보기를 꿈꾼다. 누구나 동경하지만 섣불리 나서지 못한 여정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이들이 있다. ‘2025 렛츠 고! 히말라야 나야캉가 빛고을시민원정대’다.

광산구산악연맹(회장 임대원)이 주최하고 광주G1등반교실이 주관하는 원정대는 윤욱현 원정대장을 중심으로 김경자(고문), 권흥교(등반대장), 고오림(행정), 박현우(장비), 장정화(식량), 오현우(의무), 김민재(수송), 이미정(촬영) 등 9명으로 구성됐다.

대원들은 네팔 랑탕 히말의 나야캉가(5846m)를 북벽 직등 신루트로 오를 계획이다. 오는 27일 출국해 카트만두로 이동, 랑탕 지역의 강진곰파 위쪽 해발 430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다음 달 14일까지 18일간 등반에 나서게 된다.

이번 원정은 일반인들에게 히말라야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자 2017년 시작했던 ‘렛츠 고! 히말라야 빛고을시민원정대’로부터 비롯됐다. 당시 1차 원정대는 마나슬루 어라운드 트레킹을 다녀왔고 이듬해 2차는 네팔 안나푸르나 산맥의 출루 이스트 피크 등정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잠시 중단됐던 3차 원정을 올해 재개한 것이다.

팀을 이끌 윤욱현 대장은 광주대 산악부 출신으로 2013년 히말라야 가셔브룸Ⅰ봉(8608m)을 등정하고 현재 광산구에서 광주G1등반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대원 중 몇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실내 암장의 등반 교실에서 기초를 배우고 등산에 갓 입문한 30~40대 일반인들이다.

대원들은 “모든 것이 부족한 등반길이지만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을 오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레고 행복하다”며 “이번 우리 원정이 히말라야를 꿈꾸는 일반 시민들이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원들은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도 틈틈이 훈련을 통해 준비를 이어가며 이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광주시 광산구 석문암장 등에서 지속적으로 훈련했고 설상훈련의 경우 국내에는 마땅한 연습장이 없어 무즈 스키장 폐장 후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 몇몇 팀원들은 지난해 대만 봉동해벽 등반을 통해 실전 훈련을 진행했다.

지난해 등반학교에 들어간 장정화(33) 대원은 “히말라야라는 곳에 대해 이야기만 들어봤지 제가 갈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부담감이 있기도 하지만 동경하던 곳이라 너무 멋진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약사인 오현우(32)대원은 “사람은 도전과 역경 속에서 성장한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도전에 나서고자 한다”라고 출사표를 던졌고 박현우(30) 대원은 “슬럼프 극복을 위해 시작한 등산, 이제는 더 높은 곳을 도전해 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실 요즘에는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상업등반을 이용해 히말라야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저희처럼 직접 팀을 꾸려 움직이는 경우는 훨씬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기초 교육을 잘 받아야하고 짐매고 올라갈 체력, 장비를 잘 다루는 것도 필요하죠. 무엇보다 각자만의 알피니즘이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를 잘 파악한 후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준비하며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알피니즘이 필요합니다.”

윤욱현 원정대장은 “대원들이 히말라야 도전을 통해 성취감을 얻을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히말라야를 향해 시민원정대가 내딛는 한발 한발은 또 다른 이들이 품어왔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응원하는 메시지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