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임산부 꾸러미사업 발전을 위한 제언 - 류기준 전남도의원(민주·화순2)
2025년 09월 12일(금) 00:00
우리 사회는 지금, 인구절벽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 서 있다. 저출산은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닌 지금 당장의 현실이며 국가와 지방정부 모두 출산과 양육 부담을 줄이고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 핵심 과제 중 하나가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영유아 시기의 균형 잡힌 영양 공급은 아이의 평생 건강을 좌우하고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주목받은 정책이 ‘꾸러미 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은 코로나19 시기에 방역과 소비 진작이라는 이중 효과로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건강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순 복지를 넘어 지역 농업 판로 확대라는 부가가치도 입증됐다. 전남도의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은 이러한 흐름을 계승·발전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지원 대상은 전남에 거주하는 2024년 1월 1일 이후 출산한 산모 또는 신청일 기준 임산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이용하지 않는 영유아 양육가정이다. 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 연간 48만원(자부담 9만 6천원 포함) 상당의 친환경 농축산물 꾸러미를 받을 수 있으며 수혜자는 전남도 온라인 쇼핑몰 ‘남도장터’를 통해 친환경 인증 농산물과 축산물, 가공식품 중에서 원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임산부와 영유아의 성장 발달에 필요한 영양을 보장할 수 있으며 전남의 친환경 농산물 생산지로서의 강점을 살려 안정적인 소비처를 확보하고 지역 농가 소득 증대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남도는 2024년부터 전국 최초로 난임부부까지 지원을 확대해 출산 전 단계부터 건강 먹거리 복지를 실현하고 있으며 이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정책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농업·복지·보건이 연결되는 새로운 융합형 정책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다만 이 사업에 참여했던 지인에 따르면 구매 가능한 품목이 기대보다 적고 구성이 단조롭다는 의견이 있었다. 여기에 가격이 시중보다 다소 높게 책정돼 가격 적정성에 대한 아쉬움도 제기됐다. 타 시도 맘카페 등에서도 이 문제가 꾸준히 언급되고 있으며 이 외에도 품목 불균형, 유통기한 임박, 포장 부실과 같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남도가 이러한 사안을 참고해 품목 선택의 폭을 넓히고 가격 구조를 합리화한다면 수혜 가정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끌어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아가 사업의 본래 취지인 건강한 먹거리 제공과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보다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도민 의견을 정기적으로 수렴하는 피드백 채널을 강화한다면 품질·배송·가격·구성에 대한 의견을 신속히 반영하여 사업의 신뢰도 또한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임산부 꾸러미’는 단순한 복지 지원이 아니다. 건강한 먹거리와 지속 가능한 농업을 잇는 사회적 가교이자 출산과 양육을 돕는 실질적 생활 정책이다. 여기에 품목 다양화와 가격 합리화라는 두 축을 보완한다면 전남의 대표 복지·농업 연계 모델로서 전국적 벤치마킹 사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변화는 만족도 향상을 넘어 전남도가 ‘출산·양육 친화 1번지’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민 체감이다. 수혜자가 실질적 혜택을 느낄 때 정책은 생명력을 갖는다. ‘임산부 꾸러미’가 전남의 자부심이자 전국적 신뢰 모델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작은 개선을 통한 큰 변화를 기대하며 전남도가 그 변화를 이끄는 선도적 역할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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