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이란 덫 - 이보람 예향부 부장
‘중독’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섬뜩한 두려움을 느낀다. 스스로 멈출 수 없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최근 일선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에는 ‘9월 17일 도박중독 추방의 날’을 맞아 가정에서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는 당부가 적혀 있었다. 특히 인형뽑기 기계의 문제점을 경고하는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겉으로는 단순한 오락 같지만 실제로는 확률을 조작해 여러 차례 실패 후에야 성공하도록 설계된 경우가 많다.
이런 구조는 청소년에게 “언젠가는 반드시 된다”는 착각을 심어주고 반복적인 도전을 통해 사행심을 학습하게 만든다. 뽑은 인형을 중고거래 플랫폼에 내다 팔거나 더 많은 상품을 얻으려 집착하는 모습은 이미 중독적 소비 행태로 이어진다. 물론 모든 인형뽑기가 곧바로 도박으로 직결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사소한 놀이 속에 도박의 구조와 심리를 흉내 낸 요소가 숨어 있어 결코 가볍게 흘려 넘길 수만은 없다.
사실 중독은 술이나 담배, 약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사회는 스마트폰, SNS, 쇼핑, 상대와의 관계까지도 새로운 중독의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스스로 빠져나오기 힘들고 결국 자신과 주변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본질은 같다. 그 가운데 도박중독은 특히 무섭다. 개인의 일탈에 그치지 않고 가정의 파탄과 사회적 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번쯤은 괜찮다”는 가벼운 선택이 곧 경제적 파탄으로 이어지고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며 범죄와 사회적 불안을 낳기도 한다. 그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도박중독 추방의 날’을 제정하고 도박문제 인식주간(9월 15~21일)을 운영하는 것이다.
중독이라는 단어는 때론 즐거운 몰입의 표현으로 쓰이기도 한다. ‘드라마에 중독됐다’, ‘중독성 있는 노래’ 같은 경우다. 하지만 단어 본래의 의미는 매혹과 함께 늘 위험을 안고 있다. 특히 도박중독은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하는 치명적 파괴력을 갖는다. 우리 모두가 중독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잊지 않고 지켜낼 때 비로소 가족과 공동체가 온전히 건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보람 예향부 부장 boram@kwangju.co.kr
최근 일선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에는 ‘9월 17일 도박중독 추방의 날’을 맞아 가정에서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는 당부가 적혀 있었다. 특히 인형뽑기 기계의 문제점을 경고하는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겉으로는 단순한 오락 같지만 실제로는 확률을 조작해 여러 차례 실패 후에야 성공하도록 설계된 경우가 많다.
“한 번쯤은 괜찮다”는 가벼운 선택이 곧 경제적 파탄으로 이어지고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며 범죄와 사회적 불안을 낳기도 한다. 그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도박중독 추방의 날’을 제정하고 도박문제 인식주간(9월 15~21일)을 운영하는 것이다.
중독이라는 단어는 때론 즐거운 몰입의 표현으로 쓰이기도 한다. ‘드라마에 중독됐다’, ‘중독성 있는 노래’ 같은 경우다. 하지만 단어 본래의 의미는 매혹과 함께 늘 위험을 안고 있다. 특히 도박중독은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하는 치명적 파괴력을 갖는다. 우리 모두가 중독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잊지 않고 지켜낼 때 비로소 가족과 공동체가 온전히 건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보람 예향부 부장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