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트 벨트 - 김지을 사회부장
2025년 09월 09일(화) 00:20
미국의 전설적 록그룹 ‘본 조비’(Bon Jovi)의 ‘리빙 온 어 프레이어’(Livin’ On A Prayer)는 1986년 발표된 뒤 전 세계적으로 1300만장 이상 판매된,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싱글 앨범 중 하나로 꼽힌다.

라이브바에서 신청곡으로 나오는 노래 속 후렴구 ‘워~어, 리빙 온 어 프레이어’를 따라 부르던 그 시절 청춘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Tommy used to work on the docks, union’s been on strike’로 시작하는 노래 가사는 ‘녹슨 지대’로 번역되는 러스트 벨트(Rust Belt) 노동자의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담아냈다.

러스트 벨트는 20세기 미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을 떠받치는 든든한 중추 역할을 했지만 제조업의 사양화로 쇠락한 오대호 연안 공업지역을 뜻한다. 통상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미시간주를 비롯해 위스콘신, 오하이오, 인디애나, 펜실베이니아주 등을 일컫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도 침체된 이들 지역의 제조업 활성화와 부흥을 추진하기 위한 전략이다.

미국만 러스트 벨트가 있는 게 아니다. 국내에서는 여수·광양·포항 등이 자칫 ‘한국판 러스트 벨트’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기업들의 경영 실적 악화로 지난 2021년 5조 7538억원이던 여수지역 국세 수입은 지난해 3조 8269억원으로 33.5% 감소했다.

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가 여수산단 입주기업 약 300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수출 실적은 319억 3800만달러로 전년도 322억 4100만달러에 견줘 감소했다. 여수지역 플랜트산업 종사자 수는 50% 이상 줄었다.

철강도 비슷하다. 포스코로 대표되는 광양만권 철강산업의 각종 산업지표는 2년 전과 비교해 생산, 수출, 고용은 각각 13.4%, 10.3% , 2.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간이 없다. ‘석유화학산업 지원 특별법’ 제정, 광양첨단전략산단 조성 등 경쟁력 유지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기도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

/김지을 사회부장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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