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과 현실의 경계…‘보이치에흐 하스 회고전’
‘2025 폴란드영화제’ 오는 17~28일 광주극장
2025년 09월 08일(월) 20:00
실험과 환상,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던 폴란드 영화 거장 보이치에흐 예지 하스(1925~2000년)의 작품 세계가 펼쳐진다.

‘2025 폴란드영화제-보이치에흐 예지 하스 탄생 100주년 회고전’이 오는 17~28일 광주극장에서 펼쳐진다. 광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폴란드영화제로 하스 감독의 작품세계를 집대성해 선보이는 자리다. 광주극장,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주한폴란드대사관,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 공동 주최.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하스 감독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영화계에 들어섰다. 다큐멘터리와 단편으로 경력을 쌓은 뒤 1958년 장편 데뷔작 ‘올가미’를 발표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안제이 바이다, 안제이 뭉크와 함께 ‘폴란드 학파’로 불리는 세대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전후 사회의 차가운 현실을 담아내면서도 인간 내면의 욕망을 환상적이고 실험적인 기법으로 풀어내 자신만의 독창적인 영화 세계를 구축한 거장이다.

‘모래시계 요양원’의 한 장면.
이번 회고전에서는 그의 장편 14편이 상영된다. 데뷔작 ‘올가미’를 비롯해 전쟁기 멜로드라마 ‘작별’(1958), 예술과 현실의 갈등을 담은 ‘공유실’(1960), 고향을 돌아본 여성의 내면을 그린 ‘과거와의 이별’(1961) 등 초창기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사랑받는 방법’(1963), 걸작으로 꼽히는 ‘사라고사의 매뉴스크립트’(1965), 체호프 소설을 각색한 ‘평범한 이야기’(1983), 마지막 연출작 ‘발타자르 코버의 특별한 여정’(1988)까지 하스 감독 전 생애에 걸친 필모그래피를 망라한다.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18일에는 폴란드 영화평론가 카롤 샤프라니에츠가 광주극장에서 ‘작별’ 상영 후 특별 강연을 열고, 27일에는 김희정 감독이 ‘사랑받는 방법’을 함께 본 뒤 시네토크를 진행한다. 독립서점 ‘소년의 서’와 협업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올가 토카르추크 등 폴란드를 대표하는 문학인의 책을 전시해 영화제의 깊이를 더한다.

광주극장 김형수 전무는 “이번 회고전은 하스 감독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라며 “영화와 문학을 함께 즐기며 폴란드 문화의 매력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모든 상영작은 한글과 영어 자막이 제공되며, 작품별 상영 일정은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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