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전망대] 총체적 난국 KIA ‘가을’ 아닌 ‘내년’이 문제다
시즌 초반부터 시작된 부상·부진
얇은 선수층에 변수 대처도 못해
‘무조건적 신뢰’는 독이 된 상황
성영탁 외 마운드 영건 찾기 실패
감독·구단, 위기 탈출 시험대에
얇은 선수층에 변수 대처도 못해
‘무조건적 신뢰’는 독이 된 상황
성영탁 외 마운드 영건 찾기 실패
감독·구단, 위기 탈출 시험대에
![]() KT와의 8월 마지막 경기에서 충격의 끝내기패를 기록한 KIA가 9월 시험대에 오른다. <KIA 타이거즈 제공> |
KIA 타이거즈가 가을이 아니라 내년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KIA는 지난 31일 KT와의 원정경기에서 6-7 끝내기 패를 당했다. 8회초 KIA가 김규성의 그라운드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마무리 정해영이 2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7번째 블론세이브와 함께 7패째를 기록했다. 3개의 안타로 3점을 내준 정해영의 피안타율은 0.307, 평균자책점은 4.17로 뛰어올랐다.
눈앞에서 승리를 날린 KIA는 지난주 3승 3패로 제자리걸음을 했고, ‘가을잔치’ 마지노선인 5위 삼성과 3.5경기 차로 멀어졌다.
시즌 결승선까지 KIA는 2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산술적으로 3.5경기 차를 뒤집을 수는 있지만 올 시즌 여정을 돌아보면 턱걸이 5강보다는 밑그림을 다시 그리는 게 더 중요해 보인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출발했던 올 시즌 KIA는 변수에 너무 취약했다.
일단 ‘부상’이 가장 큰 변수가 됐다. 지난해 우승을 위해 풀악셀을 밟느라 올 시즌 부상은 더 유난했다.
지난 시즌 MVP 김도영이 개막전부터 전력에서 이탈하는 등 무려 세 차례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나성범, 김선빈, 위즈덤까지 동시에 빠지는 최악의 부상 상황이 발생했다.
부상 악재가 치명적이기는 했지만 사실 부상은 어쩔 수 없는 상수 같은 변수다. 모든 팀이 주축 선수들의 부상을 겪는다. KIA의 야수진 부상이 유난했다고는 하지만 지난 6월 ‘함평 타이거즈’ 멤버들로 뜨거운 질주를 한 것을 감안하면 줄부상이 올 시즌 부진의 절대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부상과 부진이 겹친 마운드의 답 역시 시즌이 끝나가도록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우승을 이끈 ‘마당쇠’ 곽도규가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일찍 시즌을 마무리했고, 선발 자리를 지켜왔던 윤영철도 수술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 전천후 활약을 해줬던 황동하는 황당한 교통사고로 자리를 비웠다.
장현식의 FA이적에 따른 공백을 조상우로 채우기는 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는 얻지 못했다.
지난 시즌과는 다른 전력으로 시즌을 꾸려가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KIA는 이에 대한 대처에 취약했다.
위기를 관리하고 다양한 변수에 맞춰 최상의 전력을 만들어내는 게 감독과 구단의 역할이지만, 이범호 감독과 구단은 예상치 못한 시즌 전개 과정에서 해야 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
부족한 전력을 채울 묘수가 부족했고,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전력풀도 마련하지 못했다.
근거 없는 무조건적인 믿음이 독이 되기도 했다. 외야수 이우성과 마무리 정해영은 계속된 부진에도 원래의 역할을 이어가다가 개인 성적은 물론 팀 성적에도 마이너스 요소가 돼버렸다. 최악의 상황에 앞서 다음 경우의 수를 준비하고,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해야 했지만 번번히 ‘타이밍’을 놓친 KIA는 결국 8위 자리에서 9월을 맞게 됐다.
앞서 KIA는 미국 드라이브 라인, 트레드 애슬레틱스 등에 투수들을 파견하는 등 마운드에 전폭적인 투자를 했지만 선수층을 두텁게 하는 데 실패했다. ‘미국 유학’을 통해 성장을 기대했던 선수들이 수술대에 오르거나 부진에 빠지는 등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야수진의 부상과 나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고, 성영탁이라는 ‘샛별’을 제외하고 마운드 새 얼굴 찾기에도 실패했다. 올 시즌보다 내년 시즌이 더 암울한 이유다.
잔여 경기 일정이 시작되면서 KIA는 새로운 한 주 한화-SSG-KT-NC를 만나게 된다.
2일 김도현을 선발로 내세워 대전에서 류현진을 상대하고 안방으로 돌아와 SSG(3·4일), KT(5일)와 리턴매치를 벌인다. 이어 창원으로 가 6·7일 NC와 원정 2연전을 갖는다.
쥐어짜서 만드는 승리가 아니라 내년과 미래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이범호 감독, 심재학 단장을 중심으로 한 구단의 전략과 능력을 확인하는 잔인한 9월이 될 전망이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KIA는 지난 31일 KT와의 원정경기에서 6-7 끝내기 패를 당했다. 8회초 KIA가 김규성의 그라운드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마무리 정해영이 2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7번째 블론세이브와 함께 7패째를 기록했다. 3개의 안타로 3점을 내준 정해영의 피안타율은 0.307, 평균자책점은 4.17로 뛰어올랐다.
시즌 결승선까지 KIA는 2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산술적으로 3.5경기 차를 뒤집을 수는 있지만 올 시즌 여정을 돌아보면 턱걸이 5강보다는 밑그림을 다시 그리는 게 더 중요해 보인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출발했던 올 시즌 KIA는 변수에 너무 취약했다.
일단 ‘부상’이 가장 큰 변수가 됐다. 지난해 우승을 위해 풀악셀을 밟느라 올 시즌 부상은 더 유난했다.
부상 악재가 치명적이기는 했지만 사실 부상은 어쩔 수 없는 상수 같은 변수다. 모든 팀이 주축 선수들의 부상을 겪는다. KIA의 야수진 부상이 유난했다고는 하지만 지난 6월 ‘함평 타이거즈’ 멤버들로 뜨거운 질주를 한 것을 감안하면 줄부상이 올 시즌 부진의 절대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부상과 부진이 겹친 마운드의 답 역시 시즌이 끝나가도록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우승을 이끈 ‘마당쇠’ 곽도규가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일찍 시즌을 마무리했고, 선발 자리를 지켜왔던 윤영철도 수술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 전천후 활약을 해줬던 황동하는 황당한 교통사고로 자리를 비웠다.
장현식의 FA이적에 따른 공백을 조상우로 채우기는 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는 얻지 못했다.
지난 시즌과는 다른 전력으로 시즌을 꾸려가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KIA는 이에 대한 대처에 취약했다.
위기를 관리하고 다양한 변수에 맞춰 최상의 전력을 만들어내는 게 감독과 구단의 역할이지만, 이범호 감독과 구단은 예상치 못한 시즌 전개 과정에서 해야 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
부족한 전력을 채울 묘수가 부족했고,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전력풀도 마련하지 못했다.
근거 없는 무조건적인 믿음이 독이 되기도 했다. 외야수 이우성과 마무리 정해영은 계속된 부진에도 원래의 역할을 이어가다가 개인 성적은 물론 팀 성적에도 마이너스 요소가 돼버렸다. 최악의 상황에 앞서 다음 경우의 수를 준비하고,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해야 했지만 번번히 ‘타이밍’을 놓친 KIA는 결국 8위 자리에서 9월을 맞게 됐다.
앞서 KIA는 미국 드라이브 라인, 트레드 애슬레틱스 등에 투수들을 파견하는 등 마운드에 전폭적인 투자를 했지만 선수층을 두텁게 하는 데 실패했다. ‘미국 유학’을 통해 성장을 기대했던 선수들이 수술대에 오르거나 부진에 빠지는 등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야수진의 부상과 나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고, 성영탁이라는 ‘샛별’을 제외하고 마운드 새 얼굴 찾기에도 실패했다. 올 시즌보다 내년 시즌이 더 암울한 이유다.
잔여 경기 일정이 시작되면서 KIA는 새로운 한 주 한화-SSG-KT-NC를 만나게 된다.
2일 김도현을 선발로 내세워 대전에서 류현진을 상대하고 안방으로 돌아와 SSG(3·4일), KT(5일)와 리턴매치를 벌인다. 이어 창원으로 가 6·7일 NC와 원정 2연전을 갖는다.
쥐어짜서 만드는 승리가 아니라 내년과 미래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이범호 감독, 심재학 단장을 중심으로 한 구단의 전략과 능력을 확인하는 잔인한 9월이 될 전망이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