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표 특산품 ‘무등산 수박’ 명맥 이어갈 수 있을까
직판장 개보수·각종 지원에도
수익성 감소로 재배 포기 속출
농가수·수확량 등 크게 감소
2025년 08월 21일(목) 20:35
21일 광주 북구 금곡동 무등산수박 공동직판장에서 열린 개장 기념 및 출하 기원제에서 작목반 회원들이 수박컷팅식과 함께 시식을 해보고 있다. /나명주기자mjna@kwangju.co.kr
광주 대표 특산품인 ‘무등산수박’(푸랭이) 명맥잇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광주시와 북구가 낡은 공동직판장을 새단장하고 각종 농가 지원 대책을 세웠음에도 기후 변화로 인한 작황과 수익성 감소 등으로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광주시와 북구에 따르면 이날 광주시 북구 금곡동 무등산수박공동직판장에서 재개장 기념행사가 열렸다.

광주시가 지난해 수립한 ‘광주대표 특산물 무등산수박 육성 3개년 계획(2025~2027)’에 따른 것으로 기존 직판장이 2005년 7월 준공 이후 20년이 지나 노후화된 데 따른 조치다.

광주시는 올해 무등산수박 생산 농가에게 생산장려금, 품종개량, 기후변화 대응, 직판장 운영 활성화 등 4억 600만원 예산을 투입하는 등의 지원을 하고 있지만, 정작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기후 변화와 함께 생산량이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등산수박 생산 농가들은 “동일한 토지에서 해마다 반복 재배를 하다 보니 지력도 약해져 생산량이 감소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도 호소했다.

무등산수박 자체가 워낙에 해발 고도 등의 환경 변화에 민감한 작물이라 다른 지역에서 키우기도 어렵다 보니 농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실제 수확량은 2010년 2900통에 달했지만, 2018년 2300통으로 생산량이 줄었다. 이후 2021년 2500통, 2022년 1974통, 2023년 1844통, 지난해 2100여통 등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때문에 생산 농가수도 점차 감소세(1997년 34농가 →올해 7농가)다. 고령화와 경영불안으로 농가들이 속속 생산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농민들은 최근 폭염과 폭우 등이 번갈아 찾아오는 이상 기후가 잇따르면서 재배 난이도가 더욱 올라가고 있다고 토로한다.

문용덕(61)씨는 “요즘은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며 작물이 스트레스를 받고 수분을 뺏기고 잎이 노래져 죽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는 특히 날씨가 오락가락하며 이틀만에 수박이 쉽게 죽어버리고, 햇빛에 노출된 수박들은 여지없이 볕에 타 죽는 일이 허다했다. 이래서야 언제까지 무등산수박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답답한 마음이 해마다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장기적으로 무등산수박 명맥을 잇기 위해서는 현재의 농가별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문광배(53) 무등산수박작목반 총무는 “이상기후 때문에 농가들도 수확량이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원금 확대를 통해 최소한의 수익성을 보장하고, 종자 개량 등의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면서 “무상 농지 제공과 지역 특화작물의 단지화를 통해 청년농을 유입해 실제 생산농가를 확대하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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