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아우토반·우주고속도로…미래로 달린다
[전남의 혈맥을 새로 잇다 시즌 Ⅱ ] <8>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영암~광주 초고속도로’
서호IC~승촌IC 47.0㎞ 6차로
국토부,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고흥~광주 우주고속도로’
보성JC~화순JC 55.9㎞ 4차로
우주항공시대 여는 핵심 인프라
2025년 08월 20일(수) 20:00
광주·전남은 수도권, 영남권 등 타 지역보다 도로, 철도, 공항,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이 부족하다. 중앙정부는 해방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정을 투입했고, 광주·전남은 영남권과 충청권 등에도 밀려 도시 성장 기반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정부 정책은 산업과 사람 모두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초래했고, 광주·전남은 인구마저 수도권으로 빼앗기며 인구유출에 시달리고 있다.

전남도는 민선 7기에 들어서 지역 숙원 SOC 사업을 착공하거나 국가계획에 반영시키면서 민선 8기에 이르러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역민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당장 전남도가 ‘6·3 조기대선’을 앞두고 대선 공약 과제에 수많은 SOC 사업을 담아낸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광주일보는 전남에 들어섰거나 착공한 주요 기반시설과 반드시 필요한 기반시설들을 점검한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6개의 철도, 3개 도로, 4개 공항 등 모두 13개 기반시설을 소개한다.



전남도가 국도·국지도 확충을 넘어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고속도로 망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수립 중인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6~2030)’에 영암~광주 초고속도로, 고흥~광주 우주고속도로 등 총 5개 핵심 노선 반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연장 215㎞, 사업비만 12조 6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 사업들이 현실화되면 전남은 단순한 SOC 확충을 넘어 미래차·우주항공 등 첨단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고, 서남권 관광과 경제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대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韓 최초 ‘아우토반’, ‘영암~광주 초고속도로’=전남도가 제안한 미래형 고속도로의 핵심은 ‘영암~광주 초고속도로’다. 영암 서호IC에서 광주 승촌IC까지 47.0㎞를 6차로로 신설하는 사업으로, 총 2조 6000억 원이 투입된다. 이 도로는 속도 제한이 없는 독일의 ‘아우토반’을 모델로 삼아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차와 슈퍼카의 실증 테스트베드로 활용될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빨리 달리는 길’을 넘어, 미래차 관련 산업 생태계를 전남으로 끌어오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국내외 스피드 마니아들을 유입시켜 관광객 증가와 자동차 튜닝·부품 산업 육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3월 민생토론회에서 대통령이 직접 건설을 약속하며 급물살을 탔으며, 현재 국토교통부가 타당성 검토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우주로 가는 길, 고흥~광주 우주고속도로=‘고흥~광주 우주고속도로’는 대한민국 우주항공 시대를 여는 핵심 인프라다. 고흥에서 보성JC와 화순JC를 잇는 55.9㎞ 구간에 3조 8094억 원을 투입해 4차로 고속도로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최근 정부가 전남 고흥을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로 공식 지정하면서 접근성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고흥은 고속도로 접근성이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우주발사체 국가산단, 민간 발사장 등 핵심 시설이 들어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류와 인력 이동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주고속도로가 건설되면 광주에서 고흥 나로우주센터까지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전남이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우주항(Spaceport)’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관광·물류 동맥 ‘여수~순천 고속도로’=연간 2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전남 동부권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여수~순천 고속도로’ 건설도 추진된다. 동순천IC에서 여수 소라면 죽림리까지 24.0㎞를 4차로로 연결하며, 1조 9601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전망이다.

현재 여수로 진입하는 자동차 전용도로는 순천 신대지구를 통과해야 해 만성적인 교통 정체를 겪고 있다. 고속도로가 신설되면 관광객의 편의 증진은 물론, 여수국가산단의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해 국가 기간 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역경제권 완성 ‘광주 3순환 고속도로’=‘광주 3순환 고속도로’의 마지막 퍼즐인 화순~담양 대덕 구간(30.8㎞, 1조 5941억 원) 건설도 시급한 현안이다. 이 구간이 연결되면 광주를 중심으로 장성-담양-화순-나주를 잇는 거대한 순환 교통망이 완성된다.

이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와의 접근성을 높여 생활권을 확장하고, 주력 산업 간 연계를 강화해 ‘광주·전남 경제공동체’를 실현하는 기반이 된다. 전남의 생활권 확장과 광역경제권 형성을 통한 지역발전을 촉진할 핵심 도로망이다.

◇교통 소외 해소 ‘진도~영암 고속도로’=‘진도~영암 고속도로’는 교통 오지로 남아있던 서남권 주민들의 교통기본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선이다. 진도 임회(팽목항)에서 영암 학산(서영암IC)까지 57.3㎞를 4차로로 연결하며, 2조 6447억 원이 투입된다.

전남은 고속도로 IC 평균 접근 거리가 21.5㎞로 전국 최하위권이며, 특히 진도·완도·해남 등은 고속도로 접근에 30분 이상 소요되는 대표적인 교통 취약지역이다. 이 노선이 건설되면 국제항으로 개발 중인 진도항의 물류 처리 능력이 향상되고, 영암~광주 초고속도로와 연계해 진도에서 광주까지 이어지는 미래형 고속도로망이 구축될 수 있다.

◇국가계획 반영에 도민 역량 결집해야=전남도가 건의한 5개 고속도로 사업의 운명은 국토교통부가 수립하는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달려있다. 이 계획에 포함되어야 예비타당성조사 등 후속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단순한 도로 건설을 넘어 전남의 미래 산업 지도를 바꾸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끌 핵심 인프라인 만큼, 최종 국가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고속도로망은 도민의 삶을 잇는 생명선이자, 전남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기반시설”이라며 “5개 노선이 모두 국가계획에 최종 반영되어 전남의 백년대계를 열어갈 수 있도록 도민과 함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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