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함께하는 과학문화- 이정구 국립광주과학관 관장
2025년 08월 18일(월) 00:00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계층 간 양극화 가속 등 복합적 위기의 시대를 맞아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유한한 환경을 극복하고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ESG(환경, 사회, 지배 구조) 경영이 떠오른 지는 10여 년이 지났고 민간 부문에서는 시장의 변화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일찍이 ESG 경영을 도입해오고 있지만, 이에 반해 공공부문의 실질적인 혁신은 다소 뒤처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립광주과학관장인 필자는 지난 2023년 취임 시부터 ‘ESG 경영혁신’을 핵심 가치로 정하고, 지역사회와 지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과학 문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국립광주과학관은 사회적 가치 실현과 환경 보호, 투명한 경영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ESG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먼저 줄어드는 학령인구와 성인들의 여가에 대한 요구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관은 단순히 아이들만 오는 곳이라는 편견을 깨고, 다양한 성인 전용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이언스 나이트 페스티벌 19+’를 들 수 있는데 직장인들을 위해 과학관 폐관 이후인 저녁시간대에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발효(막걸리, 치즈), 명품, 꽃, 중독’ 등 성인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주제를 정해 전문가 강연과 체험 프로그램, 전시 관람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운영 시간대를 고려해 사이언스 다이닝(케이터링)까지 제공되는 다채로운 구성 때문인지 99명 정원에 참여율은 물론 재방문율까지 매우 높은 프로그램이다.

‘성인 과학 문해교실-손주에게 알려주고 싶은 과학’은 성인 중에서도 특히 노년층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광주광역시 소재 평생교육관의 어르신들을 과학관에 모시고 과학실험쇼, 천체투영관, 전시관 관람과 3D 펜으로 나만의 작품 만들기 등 과학관의 프로그램을 두루 체험하게 해드리는 프로그램이다. 한 어르신은 프로그램을 마치고 귀가 전 필자의 손을 붙잡으며 “내 평생 과학관이라는 곳에 오게 될지는 몰랐다. 꼭 손주들 데리고 과학관에 와서 오늘 배운 것들을 알려주고 싶다”라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교육 분야에서는 과학을 매개체로 학부모들의 자녀 소통을 돕기 위해 학생들의 교육 프로그램을 성인 눈높이로 재구성한 ‘주말 학부모 과학실험 교실’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과 스마트폰 촬영 기법을 배울 수 있는 ‘과학 하는 엄마들’ 등의 성인 전용 교육 프로그램도 성황리에 운영 중에 있다.

필자가 취임 후 신규 추진한 사업 중에는 생일을 맞은 아이들을 과학관에 초청해 생일파티와 함께 과학관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과학관에서 생일파티’도 있는데 올해는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광주시 5개 구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초청해 무료로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있다.

아울러 4월 과학의 달,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5월 가정의 달과 명절 등 주요 계기일에 무료 개관을 시행하며 국민들이 과학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도서 지역 대상 찾아가는 과학관 운영, 과학 문화 바우처 사업을 통해 과학문화의 접근성을 높이며, 국민 누구나 과학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직원이 참여하는 환경 정화활동 ‘애쓰징(ESG)’, 김치 나눔 봉사, 단체 헌혈, 불용 전산장비 기부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실질적인 ESG 활동도 지속하고 있으며 기관 운영 측면에서도 ESG 기반의 내실 있는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과 경영 전분야에 ESG 개념을 도입해 온 다양한 노력들은 자연스레 우수한 성과로 이어졌는데, 최근 한국문화정보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국립광주과학관이 2년 연속 광주광역시 인기 관광지 1위(95만 명)에 등극했고, 연이어 정부의 공공기관 운영성과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획득하며 정부에게 인정받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ESG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공공기관이 국민과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필수적인 경영 철학이다. 국립광주과학관은 앞으로도 과학 문화의 ESG 모델을 구축하며, 국민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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