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문화의 보고’ 다양한 소장품을 만나다
15일 ACC 아시아문화박물관 수장고 첫 일반에 공개
총 1만9017점…인도네시아 누산타라 컬렉션 최다
2025년 07월 15일(화) 16:15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박물관 내 수장고. <ACC 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박물관 내 수장고. <ACC 제공>
수장고에 보관된 인도네시아 소장품. <ACC 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김상욱, ACC) 지하 4층에 자리한 수장고. 인솔하는 직원들을 따라 들어선 아시아박물관 내 수장고는 비밀 지하요새 같았다. 어림잡아 네 번의 출입문을 통과해 당도한 곳에는 다양한 소장품들이 질서 정연하게 놓여 있었다.

아시아문화박물관의 수장고는 아시아 문화를 토대로 한 창작 소재의 보고(寶庫)다. 소장품들의 변형과 훼손을 막기 위해 일정한 항온 항습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실내는 선선하고 쾌적했다. 그러나 자료들이 대규모로 보관돼 있는 탓에 오래된 서적에서 배어 나오는 특유의 냄새가 났다.

15일 ACC가 처음으로 기자들을 대상으로 수장고를 공개했다. 그동안 일반인에게 수장고가 공개된 적은 없었던 터라 아시아 각국에서 수집, 기증된 자료들은 특유의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ACC는 지난 2017년 전문박물관인 아시아문화박물관을 통해 전시, 교육 및 학술적 조사·연구 등 관련 유·무형의 자료를 수집해 왔다. 전통문화를 비롯해 의복, 음식문화, 음악, 공연, 공예, 종교, 신화, 설화, 건축, 종교, 세계유산 등 자료도 다양하다. 수장고는 다양한 문화권 자료들의 집합소이자 문화의 응결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자료는 유무형 자산에 대한 지식과 문화원천소스로 활용된다. 전시와 공연은 물론 교육, 연구, 문화사업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전환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장고(收藏庫)는 박물관, 미술관 등의 소장품들을 보관하는 일정한 공간을 일컫는다. ACC는 현재 DB화를 비롯해 아카이브 등록 작업, 간단한 유물의 복원도 하고 있다.

현재 수장고에는 인도네시아 민속자료인 누산타라 컬렉션이 7715건(1만 2258점)으로 최다를 차지한다. 제국주의시대 네덜란드가 인도네시아를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수집한 16~20세기 관련 자료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식민지배 종료 후 본국으로 옮겨 델프트문화재단 산하에 누산타라박물관을 설립 운영했지만 방문객 감소 등 재정문제로 박물관이 2013년 폐관됐다.

누산타라 컬렉션은 ‘데위스리’, ‘잔디 분타르’, ‘주전자’, ‘프라후’ 등이 있으며 가장 많은 품목은 그림자 인형극에 활용되는 와양 컬렉션이다.

박재상 학예관은 “누산타라박물관 폐관과 맞물려 그와 관련된 유물이 전 세계에 배분됐다. 당시 수증 박물관의 조건은 2종 전문박물관이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며 “ACC의 문화홍보교류과와 아시아문화박물관 협업을 매개로 다양한 자료를 받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수장고에는 아시아 지역별로 소장품들이 구분돼 있다. 동남아시아 자료가 가장 많고 이어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남아시아 순이다.

수장고는 모두 4개로 구성돼 있다. 수장고1(265㎡)과 수장고2(277㎡)는 아카이브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자가 구입·기증된 아카이브 기관자료인데 반해 후자는 전문주제의 자료로 이루어져 있다.

수장고3(457㎡)은 누산타라 컬렉션 가운데 목재, 직물 등 유기물이 주를 이루며 수장고4(84㎡)는 금속, 석재 등 무기질 자료들이다.

김상욱 전당장은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아 ACC는 아시아 관련 문화자원의 수집, 보존,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등 각국과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며 “향후 10년 후 아시아 문화자료 분야만큼은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ACC가 최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수장고 탐방 외에도 지하 4층에 자리한 창제작 센터를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곳은 세계적 수준의 융복합 콘텐츠 창제작 산실로 창작과 제작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창제작 스튜디오(기계조형, 복합, 미디어)를 갖추고 실물 콘텐츠를 제작하며 예술가,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 창조적 인재들이 지식과 기술을 교류하고 연구, 제작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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