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외상 사망률’ 높고·목포권 ‘임산부 사망’ 많다
대한의학회지·국립중앙의료원 분석 결과 안타까운 전국 1위 ‘불명예’
병원 접근성 낮아 환자 관리 취약 … 필수의료 분야 열악한 현실 반영
2025년 07월 14일(월) 21:00
의정갈등에 따른 의료공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예방가능 외상 사망률’과 ‘임산부 사망률’ 등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호남권 지수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의정갈등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가 1년 5개월여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권의 필수의료 분야의 열악한 현실을 드러내는 지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아주대병원 정경원 권역외상센터 연구팀이 최근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한 전국 권역별 ‘예방가능 외상 사망률’ 분석결과 광주·전라·제주권(21.1%)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외상사망률(13.9%)의 두배에 근접한 수치다. 이는 지난 2021년 국가응급진료정보망에 등록된 외상으로 인한 사망자 929명을 대상으로한 분석결과다. ‘예방가능 외상 사망률’은 ‘외상으로 인한 사망자 중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돼 적절한 치료를 받았으면 생존할 수 있는 사망자의 비율’을 뜻한다.

권역별로는 인천·경기가 10.2%로 가장 낮았으며, 서울(12.4%), 부산·대구·울산·경상(13.6%), 대전·충청·강원(15.8%)에 이어 광주·전라·제주권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광주·전라·제주권은 조사 첫 해인 2015년 40.7%에서 2017년 25.9%, 2019년 17.1%로 사망률이 낮아졌으나 2021년 다시 증가했다.

지역 의료관계자들은 고령인구 증가와 지리적 한계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정경원 센터장은 “세계적으로 중증외상환자가 빠른 시간 내 외상센터로 옮겨져 치료받으면서 생존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면서 “국내의 평균 사망률도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평가 결과는 지역 외상센터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환경적 요인 뿐만 아니라 보다 의료환경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전문의는 “2021년 당시 코로나 판데믹이 포함된 통계인 만큼 이 지역이 재난 상황에 취약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또한 권역외상센터로의 이송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목포권의 경우 산부인과 의료 붕괴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발표한 ‘모자의료센터 접근성과 모자보건의 지표와의 연관성’ 논문에 따르면 목포권은 임산부 사망률이 34.08명으로 전국 평균(10.33명)의 3배 이상이었으며, 출생 전후기 사망률(1.45명)도 3.58명으로 각각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 2018년부터 5년간 전국을 31개 진료권으로 나눠 권역별 임산부와 신생아의 사망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임산부 사망률’은 출생아 10만명 당 임산부 사망자 수를, ‘출생전후기 사망률’은 출생아 1000명 당 28주 이상 태아~생후 7일 미만 신생아 사망자를 의미한다. 의료관계자들은 목포권의 분석 결과에 대해 분만 병원 부족과 모자의료기관과의 이동거리가 먼 것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목포권의 모자의료기관까지 이동거리는 67.46km로 전국 평균(10.41km)의 6배 이상으로, 전국에서 포항권(69.96km)에 이어 두번째로 멀었다.

전남대병원 산부인과 김윤하 교수는 “신안군이나 목포지역의 임산부와 출생전후기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병원 접근성이 멀어 고위험 임신부·태아 관리가 취약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분만병원이 없는 분만취약지역이라면 우선 보건소에서 임신부 등록 및 1차 관리가 이뤄지고, 가장 인접 분만병원에 산전 진찰을 주기적으로 하도록 해야한다” 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지역의 건강지수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 뿐만 아니라 지자체외 의료기관과의 실질적인 협력과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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