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에 갇힌 광주, 근본적인 폭염대책을
2025년 07월 08일(화) 00:00
기후 온난화로 여름철 폭염이 일상화 된지 오래다. 우리나라도 점차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면서 ‘광프리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광주의 무더위가 ‘대프리카’ 대구에 버금가고 있다.

광주는 특히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전국에서 아파트 비중이 가장 높아 여름철이면 열기가 갇힌 채 빠져 나가지 못하는 ‘열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도심의 경우에는 외곽 지역보다 온도가 더 높은 ‘열섬 현상’까지 겹쳐 폭염이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광주기후에너지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폭염취약 상세지도 구축 기획연구’ 보고서는 광주의 심각한 폭염 수준을 구체적인 데이터로 확인시켜 준다. 2019년~2021년과 2022년~2024년을 3년 단위로 여름철(6~8월) 광주지역 열분포도를 분석한 결과 지표면 온도가 3년 사이 2~3도 상승했다. 도심과 외곽지역의 온도차는 4~6도에서 3년 만에 1~2도 정도 줄어 도심과 외곽을 막론하고 폭염이 심화됐고 차이도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습도 역시 3년 동안 4% 정도 상승해 온도에 습도를 반영한 체감온도는 2~3도 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행정당국의 주먹구구식 설치로 인해 스마트 그늘막, 쿨링 포그, 냉방 대기공간 등 폭염 저감시설이 폭염 취약지역과 일치하지 않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폭염 취약지역은 유스퀘어와 금남로 등 버스정류장과 주요 환승 거점인데 광주시와 각 자치구는 시민들이 많이 오가는 상업지역과 공원 등에 폭염 저감시설을 설치한 탓에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다.

심해지는 폭염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행정당국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단기적으로 폭염 취약지역에 폭염 저감시설을 집중 설치하고 장기적으로는 곳곳에 나무를 심어 녹지공간을 넓히는 방법으로 광프리카의 열돔 현상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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