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탄생 - 김여울 체육부 차장
지난 17일 KIA와 KT의 경기가 끝난 뒤 새로운 출발을 맞은 이와의 즐거운 인터뷰를 했다. 주인공은 이날 데뷔전을 치른 KIA ‘고졸 루키’ 이호민이었다.
지난주 KT는 주말 2경기에서 27점을 만든 뜨거운 방망이를 앞세워 광주를 찾았다. 이호민은 이런 KT 타자를 상대로 프로 데뷔전에 나섰다. 첫 상대부터 쉽지 않았다.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하나인 안현민이었다. 신인왕 트로피에 ‘안현’까지 새겨뒀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무시무시한 타격을 선보이고 있는 ‘군필 중고 신인’과의 맞대결이었다.
이호민이 첫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넣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빗 맞은 타구가 안타가 됐지만 이호민은 이어 이정훈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고 로하스는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체인지업에 로하스는 덕아웃으로 물러났다. 허경민까지 좌익수 플라이로 잡으면서 이호민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이호민은 긴장감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기다렸던 순간을 복기했다. KBO 미래들의 맞대결이었던 만큼 첫 상대에 대한 관심은 컸다. 첫 승부에 대한 질문에 정작 공을 던졌던 이호민은 “안현민 선수였어요?”라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치른 데뷔전이었다. 경기 내용은 베테랑처럼 담대했지만 말이다.
올 시즌 KIA는 부상선수가 이어지면서 순위 싸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6월 들어 덕아웃 분위기가 바뀌었다. ‘부상’은 핑계가 아니라 변화의 계기가 됐다. 기회를 얻은 선수들이 경험을 통해 싸울 준비를 끝내면서 팀이 단단해졌다. 김호령이 타격에서도 역할을 하고 있고 베테랑 최형우는 여전히 듬직하다. 마운드에서는 김도현이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토종 에이스로 거듭났다. 정식선수가 된 성영탁은 ‘미스터 제로’의 모습으로 고민 많던 불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호민이라는 루키도 기회의 시간을 그냥 보내지 않았다.
KIA는 전력의 새판을 짜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누군가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었다. 원래 그라운드의 삶은 그랬다. 새로운 스타는 혼돈 속에 탄생하곤 했다.
/김여울 체육부 차장 wool@kwangju.co.kr
지난주 KT는 주말 2경기에서 27점을 만든 뜨거운 방망이를 앞세워 광주를 찾았다. 이호민은 이런 KT 타자를 상대로 프로 데뷔전에 나섰다. 첫 상대부터 쉽지 않았다.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하나인 안현민이었다. 신인왕 트로피에 ‘안현’까지 새겨뒀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무시무시한 타격을 선보이고 있는 ‘군필 중고 신인’과의 맞대결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이호민은 긴장감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기다렸던 순간을 복기했다. KBO 미래들의 맞대결이었던 만큼 첫 상대에 대한 관심은 컸다. 첫 승부에 대한 질문에 정작 공을 던졌던 이호민은 “안현민 선수였어요?”라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치른 데뷔전이었다. 경기 내용은 베테랑처럼 담대했지만 말이다.
KIA는 전력의 새판을 짜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누군가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었다. 원래 그라운드의 삶은 그랬다. 새로운 스타는 혼돈 속에 탄생하곤 했다.
/김여울 체육부 차장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