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직하다…대견하다” 정재훈 코치를 웃게 한 KIA 김도현과 이호민
선발 김도현, 컨디션 난조에도 6이닝 2실점 ‘3승’
‘고졸 루키’ 이호민 눈길끄는 데뷔전, KT전 10-3
2025년 06월 18일(수) 13:50
17일 KT와의 경기가 10-3 승리로 끝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는 포수 한준수(왼쪽부터), 이호민, 김도현. 이호민은 이날 프로 데뷔전을 치렀고, 김도현은 타선의 지원 속에 시즌 3승에 성공했다.
KIA 타이거즈 마운드에 웃음꽃이 피었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17일 KT 위즈와의 시즌 10차전에서 10-3 대승을 거뒀다.

승운이 안 따르던 선발 김도현이 모처럼 타선의 지원을 받으면서 시즌 3승을 거뒀고, ‘고졸 루키’ 이호민은 기다렸던 데뷔전을 치르면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프로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고졸 2년 차 성영탁도 위기는 있었지만 13.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던 KT 타자와 상대 에이스 엔마누엘 헤이수스를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 의미 있다.

김도현은 5일 두산전에서 7이닝 1실점의 호투를 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는 등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었다. 앞선 KT전 두 경기에서도 6이닝 2실점, 5이닝 3실점의 패전투수가 됐었다. 두 경기에서 KIA 타자들이 뽑아낸 점수는 단 1점.

이날은 김도현이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다.

6개의 안타를 내줬고 4개의 볼넷과 몸에 맞는 볼도 하나 기록했다. 베이스에 주자들을 가득 채우기도 했지만 결과는 6이닝 2실점이었다.

이 중 1점은 2루수 포구 실책이 빌미가 된 비자책점이다.

“자멸할 뻔했다. 솔직히 말하면 많이 별로였다. 공을 던지는 건지 나를 던지는 건지 몰랐다”며 웃은 김도현은 “많이 안 좋기는 했는데 초반에 창진 선배나 호령이 형이 도와준 덕분에 긴 이닝을 끌고 길 수 있었다. 6이닝을 던졌다는 게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기분 좋은 상황에서 루키의 데뷔전도 전개될 수 있었다.

10-3으로 앞선 9회초 성영탁-최지민에 이어 ‘고졸 루키’ 이호민이 불펜을 물려받았다.

전주고 출신의 이호민은 변화구와 제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유망주. 즉시 전력감으로 KIA가 기대했던 자원이지만 어깨 부상 관리를 위해 차분하게 준비했던 선수다.

이호민은 첫 상대 안현민에게 빗맞은 우중간 안타는 허용했지만 이정훈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은 뒤 로하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허경민은 좌익수 플라이로 잡고 기다렸던 프로 데뷔전을 끝냈다.

“체인지업이 좋았다”면서 웃은 이호민은 “날아갈 것 같다. 불펜카 타고 나오는데 엄청 떨려서 혼잣말로 ‘잘하자 잘하자’를 하면서 내렸다. 마운드 올라갈 때 팬분들이 소리를 질러주셔서 떨리는 게 가라앉고 자신감이 더 올라왔다”고 프로 첫 마운드에 오른 순간을 이야기했다.

두 선수의 활약 덕분에 고민 많았던 정재훈 투수 코치도 모처럼 활짝 웃었다.

정재훈 코치는 “지난 경기에 개수가 많았고 회복이 확실히 된 것 같지는 않았다. 30경기 나가면 항상 좋은 컨디션으로 던질 수 없는데 이런 컨디션에도 5, 6이닝 끌어줄 수 있는 게 중요하다. 그런 게 선발로 갖춰야 할 능력인데 우리팀 국내 선발 중에서 믿음직한 선발이 되어가는 것 같다”며 “노력 뒤에 달콤한 열매가 있어야 하는데 타자들이 화끈하게 점수 내줬다. 좋은 상황이 계속 펼쳐질 것이라고 느꼈을 것이다”고 김도현의 승리를 기뻐했다.

이호민의 데뷔전에 대해서는 “대견하다. 진짜 대견하다. 고졸 첫 경기인데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원래 하던 것 다 하면서 했다. 크게 될 선수다. 대단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 정재훈 코치는 “1군에 바로 올라와서 가지고 있는 것 다 쓰고, 어려움을 겪으면 반등하기가 쉽지 않다. 2군에서 보완할 것 보완하고 피지컬적인 것도 어느 정도 만들어 놓고 여기 와서 하면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생긴다. (김)태형이나 호민이나 ‘좋은 경험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해야 할 것 같다”며 “물론 잘 던지고 성과도 나면 좋겠지만 지금 뭔가 성과를 내는 것보다는 경험도 쌓고 팀의 주축이 될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데뷔전에서 좋은 경험한 것 같다. 본인이 판을 잘 깔았다”고 평가했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50222200785486011
프린트 시간 : 2025년 06월 19일 06: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