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발하는 정밀함과 침잠의 순간
이병채 작가 ‘자연-공감’전 22일까지 아크갤러리
2025년 06월 17일(화) 16:35
‘자연-공감’
‘속세를 떠나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유유자적(悠悠自適)이라 한다. 하루하루 바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은 저마다 유유자적한 시간을 꿈꾼다. 고요함 속 응시는 자기 자신을 찾는 하나의 방편이기도 하다.

이병채 작가의 작품은 오래도록 고요히 바라보는 맛이 있다. 그림과 눈을 맞추고 있노라면 직관의 풍경이 발하는 정밀함과 침잠의 순간과 맞닥뜨린다.

동구 아크갤러리에서 오는 22일까지 진행 중인 ‘자연-공감’ 전.

오랜 시간 자연 속에서 자적(自適) 해 온 이미지들은 깊은 내공의 결실들이다. 동일한 제목들로 구성된 ‘자연-공감’ 작품은 수평선, 지평선의 경계 등을 작가만의 화법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모두 30여 점의 작품이 걸렸다.

지난 2018년 갤러리 S 기획전 이후 7년 만에 광주에서 전시를 여는 작가는 “자연의 풍경을 심상으로 바라본 작품들”이라며 “상정하고 있는 작품이 나올 때까지 색을 덧칠함으로써 중첩의 효과를 노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까이서 그림을 보면 무수히 많은 색점들이 찍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반복적 색칠을 통해 밀도를 높임으로써 자연과 색채의 공감을 환기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작품에선 자연의 경계가 무화된다. 어디가 하늘이고 해인지, 바다와 산은 또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다.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감성의 결도 다르게 다가온다.

안현정 미술평론가는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실험정신은 전체 작품세계를 아우르면서도 작품이 제작된 당시의 미감에 머물도록 한다”며 “붓과 롤러가 지나간 자리는 변화무쌍한 자연을 화폭에 반듯하게 옮겨놓은 듯 세련된 감각으로 빛난다”고 평한다.

한편 광주 출신 이병채 작가는 중앙대 예술대학 회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중앙대에 출강하고 있으며 경기미술협회 부지회장을 맡고 있다. 서울 갤러리 1 초대전을 비롯해 한중일 현대미술교류전 등 다수 개인전 및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50145700785431007
프린트 시간 : 2025년 06월 18일 07:2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