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 참사 4년 됐지만…별로 달라진 게 없다
‘위험 외주화’여전, 유사사고 반복
더딘 재판에 처벌 수위 미흡 지적
트라우마 치유·추모공간 조성 답보
사고 버스는 창고에 보관 방치
유가족협의회 오늘 추모식·회견
더딘 재판에 처벌 수위 미흡 지적
트라우마 치유·추모공간 조성 답보
사고 버스는 창고에 보관 방치
유가족협의회 오늘 추모식·회견
![]() 8일 광주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 울타리 너머 재개발 부지는 지난해 건물이 모두 철거된 이후 텅 비어있는 상태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
‘학동 4구역 철거 건물 붕괴 참사’(이하 학동 참사)가 발생한 지 올해로 4년이 됐다.
안전불감증, 불법 하도급 등이 빚어낸 전형적인 인재로 드러났음에도 참사를 막을 제도적 방안이 정착되기는 커녕, 건설·철거 공사 현장에서의 유사 사고는 반복되고 있고, 원청은 하도급업체에 책임을 미루는 ‘위험의 외주화’도 그대로다.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은 더디기만 하고 사고에 비해 처벌 수위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치유와 추모 공간, 사고 버스를 놓을 부지 등 관련 논의도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광주학동참사유가족협의회는 9일 오후 1시 기본소득당 광주시당 등과 동구청에서 광주시와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책임 촉구 및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학동 철거현장 붕괴 현장 희생자를 기리는 4주기 추모식도 9일 오후 4시 10분 광주시 동구청 광장에서 열린다.
협의회는 학동 참사 이후 현대산업개발은 영업정지 처분을 피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고 추모공간 마련, 사고 버스 전시 등 추모사업 논의도 공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학동 참사 책임자 중 처벌이 확정된 이는 전무하다. 붕괴 당시 굴착기를 운전했던 재하도급업체 대표는 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다.
광주고법은 지난 2월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학동 참사 책임자 3명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붕괴 당시 굴착기를 운전한 재하도급 백솔건설의 대표 조모(51)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불법 하도급을 준 하청업체인 한솔기업과 허술한 감리로 수사를 받은 감리사도 확정 판결까지는 아직 멀었다.
현장소장 강모(32)씨는 징역 2년을, 감리사 차모(여·63)씨는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이들은 모두 피해자와 합의, 반성 정도 등을 이유로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서모(61)씨, 같은 회사 안전부장 김모(61)씨, 공무부장 노모(57)씨, 석면 철거 하청을 맡은 다원이앤씨 현장소장 김모(53)씨 등은 징역형 또는 금고형의 집행유예의 원심이 유지됐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대산업개발 법인과 한솔기업, 백솔기업은 벌금형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형사재판은 검사와 피고인 모두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현재 법리 검토 개시에 들어간 상태다.
엄청난 참사가 났음에도, 해당 재개발사업의 시공자인 현대산업개발은 여전히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앞서 발생한 화정동아이파크 참사로 서울시에 영업정지 1년 처분을 받았지만, 법원이 현산이 지난 5월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지난달 30일 인용하면서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효력은 중단됐다.
학4구역 재개발 현장 일대는 여전히 공사장이다. 재개발 철거 공사가 사고 3년2개월여만인 지난 2024년 8월 마무리 됐을 뿐이다. 펜스로 둘러쳐진 거대한 공사장으로만 4년 째 방치된 상태다.
재개발은 최소 5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며, 동구청은 지난 3월 11일 사업시행계획인가 변경을 고시한 만큼 현 시점에서 완공 시점은 최소 2030년 이후로 점쳐진다. 그나마 조합과 시공사 간 협의해야 할 사항이 남아 있어 착공과 준공 시점은 미지수다.
사고 당시 시민들을 태우고 갔던 운림54번 버스는 영구 보존이라는 방향만 잡혔을 뿐 전시 장소 등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여전히 광주시 북구 각화정수장 창고에 처박혀있다.
당시 구조활동인원과 유가족의 트라우마도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와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했지만, 그 때 뿐 진전이 없다.
황옥철 학동참사유가족대표는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추모공간 마련과 관련한 협의체 구성을 요구해왔으나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회의가 열린 적이 없었다”고 답답함을 전했다.
한편, 지난 2021년 6월 9일 오후 4시 20분께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지며 시내버스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있던 17명 중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안전불감증, 불법 하도급 등이 빚어낸 전형적인 인재로 드러났음에도 참사를 막을 제도적 방안이 정착되기는 커녕, 건설·철거 공사 현장에서의 유사 사고는 반복되고 있고, 원청은 하도급업체에 책임을 미루는 ‘위험의 외주화’도 그대로다.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은 더디기만 하고 사고에 비해 처벌 수위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광주학동참사유가족협의회는 9일 오후 1시 기본소득당 광주시당 등과 동구청에서 광주시와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책임 촉구 및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학동 철거현장 붕괴 현장 희생자를 기리는 4주기 추모식도 9일 오후 4시 10분 광주시 동구청 광장에서 열린다.
협의회는 학동 참사 이후 현대산업개발은 영업정지 처분을 피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고 추모공간 마련, 사고 버스 전시 등 추모사업 논의도 공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고법은 지난 2월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학동 참사 책임자 3명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붕괴 당시 굴착기를 운전한 재하도급 백솔건설의 대표 조모(51)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불법 하도급을 준 하청업체인 한솔기업과 허술한 감리로 수사를 받은 감리사도 확정 판결까지는 아직 멀었다.
현장소장 강모(32)씨는 징역 2년을, 감리사 차모(여·63)씨는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이들은 모두 피해자와 합의, 반성 정도 등을 이유로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서모(61)씨, 같은 회사 안전부장 김모(61)씨, 공무부장 노모(57)씨, 석면 철거 하청을 맡은 다원이앤씨 현장소장 김모(53)씨 등은 징역형 또는 금고형의 집행유예의 원심이 유지됐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대산업개발 법인과 한솔기업, 백솔기업은 벌금형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형사재판은 검사와 피고인 모두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현재 법리 검토 개시에 들어간 상태다.
엄청난 참사가 났음에도, 해당 재개발사업의 시공자인 현대산업개발은 여전히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앞서 발생한 화정동아이파크 참사로 서울시에 영업정지 1년 처분을 받았지만, 법원이 현산이 지난 5월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지난달 30일 인용하면서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효력은 중단됐다.
학4구역 재개발 현장 일대는 여전히 공사장이다. 재개발 철거 공사가 사고 3년2개월여만인 지난 2024년 8월 마무리 됐을 뿐이다. 펜스로 둘러쳐진 거대한 공사장으로만 4년 째 방치된 상태다.
재개발은 최소 5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며, 동구청은 지난 3월 11일 사업시행계획인가 변경을 고시한 만큼 현 시점에서 완공 시점은 최소 2030년 이후로 점쳐진다. 그나마 조합과 시공사 간 협의해야 할 사항이 남아 있어 착공과 준공 시점은 미지수다.
사고 당시 시민들을 태우고 갔던 운림54번 버스는 영구 보존이라는 방향만 잡혔을 뿐 전시 장소 등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여전히 광주시 북구 각화정수장 창고에 처박혀있다.
당시 구조활동인원과 유가족의 트라우마도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와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했지만, 그 때 뿐 진전이 없다.
황옥철 학동참사유가족대표는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추모공간 마련과 관련한 협의체 구성을 요구해왔으나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회의가 열린 적이 없었다”고 답답함을 전했다.
한편, 지난 2021년 6월 9일 오후 4시 20분께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지며 시내버스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있던 17명 중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