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넘어 바다를 매개로 한 문명의 관계성에 주목
100일 앞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문명의 이웃들’주제…전통 확장 중점
8월 30일~10월 31일 목포·해남 등
한국·말레이·네덜란드 등 작가 62명
2025년 05월 22일(목) 19:30
미투센 작 ‘I bleed River’ ⓒMitu Sen
‘대륙 중심에서 바다를 매개로 한 문명의 관계성에 주목하다’.

오는 8월 30일부터 10월 31일까지 펼쳐지는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동아시아 해양 문명권에 집중한다. 또한 수묵이 역사적, 해양적 연결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확산됐는지도 탐색할 예정이다.

전남문화재단(대표이사 김은영)은 수묵비엔날레 100일을 앞두고 2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주제를 비롯해 전시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회를 가졌다.

참여 작가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네덜란드, 호주, 폴란드 등 모두 62명이다. 한국 작가로 문주혜, 윤준영, 조세랑 등과 일본 작가 팀랩 등이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윤재갑 총감독은 “수묵은 물에 잘 녹는 안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글을 쓰는 도구와 그림 그리는 도구가 일치하는 특징이 있다”며 “올해 수묵비엔날레에서는 전통의 확장과 재료의 혁신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세계 수묵비엔날레는 중국 심천과 전남에서 개최되고 있지만, 심천은 역사가 깊은 데 반해 공산당이 운영을 하고 있어 제대로 된 행사라고 할 수 없다”며 “엄밀히 말해 국제성이 가미된 수묵비엔날레는 전남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남수묵비엔날레는 동양의 정신은 모티브로 정체성과 미학의 자율성을 추구하는 국제 전시”라며 “21세기를 거치며 재료와 테크놀로지 기법을 받아들인 수묵과 수묵의 방향성 등을 다양한 작품 등을 통해 공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해 4회째를 맞는 수묵비엔날레 주제는 ‘문명의 이웃들-somewhere over the yellow sea’. ‘황해’를 들러싼 동아시아 해양 문명권을 토대로 한국과 아시아, 세계를 잇는 문화 플랫폼의 가능성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시가 이루어지는 해남, 진도, 목포를 잇는 전시 동선은 고유의 역사성과 미학적 자산을 보유한 지역을 아우른다. 수묵의 과거와 현재, 전통과 실험, 철학과 기술이 교차하는 복합적 구조를 지닌 곳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콘셉트는 ‘전통의 재해석과 재료의 확장’에 있다. 아시아 수묵이 어떻게 서양의 미학, 동시대 예술 언어, 기술과 만나 실험성과 예술적 지평을 탐색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전시장은 목포(목포문화예술, 목포실내체육관), 진도(남도전통미술관, 소전미술관), 해남(고산윤선도박물관, 땅끝순례문학관) 등 모두 6곳이다.

전시는 해남에서 시작해 진도 목포로 이어진다. 먼저 해남은 조선 후기 대표 화가인 공재 윤두서가 활동했던 지역으로 수묵화의 조형성과 사유적 전통이 시작됐다. 치밀한 관찰과 사실적 묘사는 외형재현 차원을 넘어 내면과 존재를 성찰하는 통로로 인식된다.

허유림 큐레이터는 “윤두서의 작품은 기법과 재료를 넘어 자연과 인간을 사유하는 기제로서의 수묵이 어떤 역할을 하고 확장돼 왔는지 보여 준다”며 “역사적 맥락에서 진도와 목포의 수묵과 비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묵의 지속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진도는 남종화의 거장 허련과 후손들이 수묵화를 이어가며 문화적 기반을 형성해왔다. 예술과 일상, 창작이 통합된 운림산방은 전통수묵의 미학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의미있는 공간이다.

해양 네트워크의 중심지인 목포는 지역성과 국제성이 교차하는 복합문화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묵의 현대적 해석과 실험을 수용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전통 회화를 비롯해 미디어, 설치, 사운드 등 다매체를 아우르는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편 김은영 재단 대표이사는 “올해 수묵비엔날레는 황해 중심의 아시아 해양 문명권의 교류와 연결을 통해 수묵이라는 동아시아 예술전통을 보다 거시적으로 조명한다”며 “상호 교류, 감각적 연결을 매개로 새로운 문화적 상상력이 발현되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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