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위 맨발서기’로 기후 위기 심각성 알립니다”
광양 출신 국제환경운동가 조승환씨
5시간 10분 세계기록 보유…2027년 환갑 때 7시간 도전
국내·외 퍼포먼스…“글로벌 기후 대응 공동체 결성됐으면”
2025년 05월 22일(목) 19:25
‘맨발의 아이스 맨’ 조승환씨가 지난 2017년 만년 설산인 일본 후지산 정상을 맨발로 오른 모습.
“2027년 회갑 때 UN 본부 앞에서 ‘맨발로 얼음 위 서 있기’ 7시간에 도전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지구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세계 각국에 알리고자 합니다.”

광양 출신의 국제환경운동가인 조승환 씨(59)가 지난 17일 충북 제천에서 ‘얼음 위 맨발로 서 있기’ 5시간 10분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후 향후 목표를 밝혔다. 이날 조 씨의 기록은 지난해 자신이 수립한 세계기록을 5분 더 연장해 경신한 것이다. 지난 2018년 서울에서 1시간 42분으로 세계기록을 세우며 첫 도전에 나선 이후 맨발 퍼포먼스 52번째 만이다. 그는 매회 5분씩 늘려 이번까지 총 3시간 30여분을 더 늘린 놀라운 기록을 수립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맨발의 아이스 맨’임을 입증했다.

조 씨는 맨발 퍼포먼스의 의미에 대해 “내가 올라선 얼음은 빙하를 나타내고, 얼음 위에서 아파 오는 발은 병들어 가고 있는 지구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록을 세우다 어느새 자연스럽게 국제환경운동가로 변신한 것이다.

지난해 전남의 한 단체에서 퍼포먼스 이후 강의하고 있는 조승환씨.
이같은 그의 얼음 퍼포먼스는 사실 맨발로 산에 오르는 것에서 비롯됐다. 지난 2012년 경제적으로 큰 좌절을 겪고서 극단적 선택을 위해 올랐던 산에서 그는 죽음 대신 ‘인간한계에 도전’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게 된 것이다. 이후 영하 20도의 극한 추위에 맨발로 태백산(7번)·한라산(4번)·지리산(3번)과 일본 후지산 등을 오르면서 주변의 관심을 받게 됐다. 이후 한 환경단체로부터 얼음 위 맨발 퍼포먼스 제안을 받아오다가, 어느 날 TV에서 떠다니는 빙하 조각 위의 백곰을 보면서 ‘얼음 위 맨발로 서기’ 도전에 나서기로 결심하게 됐다.

“현재의 지구는 기후 위기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내 퍼포먼스가 세계 각국의 관심을 끌면서 결국엔 기후 대응 공동체 결성을 이끌어내는게 꿈입니다.”

조 씨의 기록 행진은 이어진다. 가장 가깝게 이달 31일 부산서 열리는 넷 제로(Net-Zero) 행사에서 53번째 도전을 시작으로 일본 오사카, 중국 장가계, 경주시, 고흥군에 이르기까지 퍼포먼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조 씨가 기록을 위해 외국까지 나간 경우는 미국·일본·인도네시아·독일·베트남 5개국에 이르며, 캐나다 등에서도 요청이 있지만 아직은 미정이다. 그는 “마음은 지구촌 어디든지 달려가 기록을 세우고 싶지만 지리적으로 먼 곳은 체력적으로도 다소 부담이 있어 여러 가지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고 털어놓는다.

지금까지 행진을 이어오면서 고비는 2차례 정도 있었다. 지난 2022년 필리핀서 퍼포먼스 예약이 된 상태에서 참석하기 전 발가락 부상을 당해 도전을 포기해야 했다. 또 지난해 8월 장흥 물축제에서는 무더위 때문에 도전 2시간 만에 탈수 증세를 보여 포기해야하는 위기를 맞이했으나, 정신력으로 버텨내 기록을 수립하는 근성을 보이기도 했다.

조 씨는 퍼포먼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평소 하루 7시간씩의 고된 훈련을 갖는다. 스쿼트 5000회, 산에서 맨발훈련, 헬스장 근력훈련 등으로 기록을 위한 체력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모든 것이 2027년 7시간 기록을 달성을 위해서다.

광양서초-광양중-순천금당고를 졸업한 그는 광양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꿈의 기록을 달성할 때까지 고향의 명예와 자부심을 드높여 세계 곳곳에 광양의 매력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

/광양=김대수 기자 kd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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