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2공장 붕괴 우려에 진화 차질
열 머금고 있어 재발화 가능성
언제 완진될지 장담하기 어려워
장기간 공장 가동 중단 불가피
2025년 05월 19일(월) 19:45
화재 분진 씻어내는 살수차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사흘째인 19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인근 도로와 보도의 분진 억제·저감을 위해 살수차가 운영되고 있다. /나명주기자mjnaZ@ikwangju.co.kr
화재가 난 광주 금호타이어 2공장이 붕괴 우려로 전면 통제됐다. 타이어 재료인 고무와 섬유 등이 늘러붙은 채 열을 머금고 마치 공룡알 화석처럼 굳어 있다가 다시 발화할 가능성도 높아 완진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기간 공장 가동 중단이 불가피해 생산 차질,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광주광산소방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이날 현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현재로서는 완진까지 한 달이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건물 바닥과 천장 사이 구조물이 내려앉았고 벽도 휘기 시작하는 등 붕괴 조짐이 있어 이날 오후부터 내부 진입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으로 공장 내부 발화 가능성이 있는 화학물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고무·철·섬유 등이 고온의 열을 머금고 수백 개의 공룡알 화석처럼 단단하게 뭉친 채로 공장 내부에 흩어져 있는데, 물줄기가 공장 내부 80m 안까지 닿지 않다보니 완전하게 불씨를 제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소방당국 설명이다.

소방당국은 공룡알 화석같은 고무 덩이가 식었다가도 산소와 접촉하면 화학 반응을 일으켜 재발화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제대로 진화하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광주시와 소방당국은 또 2년 전인 지난 2023년 3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 대한 소방·기계·전기 분야 실태 점검을 실시한 결과, 방화구역 및 피난시설 등에 대한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점검은 한국타이어 화재 이후 유사시설에 대한 점검으로, 광주시 등은 “당시 설비 주변의 가연성 물질 관리, 작업 전 안전 조치 철저 요망, 전기 분전반에 빠르게 접근하는 한계 대책 마련 등을 권고했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화재로 인해 대기오염과 주민 피해가 속출한 데 따른 점검 항목과 방식에 대한 검토 필요성도 제기된다.

25개 단체로 구성된 시민단체협의회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고는 한 기업의 재난이 아니라 지역사회 안전 시스템 전반에 대한 경고”라며 “정부와 광주시는 사고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공정한 진상조사 및 제도적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정밀감식에 나섰고 광산구도 구청 송정보건지소 1층에서 해당 화재 사고 피해를 접수받고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피해 관련 신고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962건으로, 인적피해가 452건, 물적 피해는 369건으로 집계됐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47651500784228006
프린트 시간 : 2025년 05월 20일 03:1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