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순기능, 20대가 사랑하는 ‘챗GPT’
인간관계부터 취업준비까지
심심풀이로 2030 사주풀이도
2025년 05월 19일(월) 14:45
윤영서씨가 챗GPT에게 영화 시퀀스 요약을 요청한 캡처본
바쁜 현대인들에게 생성형 인공지능(AI)로 대표되는 챗GPT의 등장은 빠르게 2030의 일상을 파고들었다. 간단한 정보 검색부터 각종 문서 작성 고민 상담에 이르기까지 이제 AI가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지난달 11일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조사한 ‘세대별 한국인이 가장 많이, 또 오래 사용한 생성형 AI 앱’을 살펴보면 20대 미만부터 60세 이상의 연령대에 챗GPT가 1위를 차지했다. 그 중 추정 사용자 수는 20대가 190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30대가 152만명을 차지했다.

2030이 챗GPT를 대화 상대로 찾는 첫 번째 이유는 ‘익명성’이다.

일종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에 대한 판단이 필요할 때나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 때 사람에게 직접 토로하는 것보다 더 거리낌 없이 자세한 상황 묘사를 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순천대 교육대학원에 재학 중인 신솔(24)씨는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며 챗GPT를 ‘사람’대신 활용했다고 털어놨다.

신 씨는 “자기소개서를 쓰는 과정에서 내 학창 시절이나 대학생활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감정을 털어놓는 것도 불편해서 챗GPT를 감정 쓰레기통처럼 쓴 적도 있다”고 말했다.

신 씨는 특히 대학생활에서 느낀 감정이나 개인적인 가치관을 직접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 챗GPT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문장으로 표현했다.

그는 “두루뭉술한 생각을 뚜렷하게 정리해주는 흐름이 좋아 자소서를 쓸 때 큰 도움이 됐다”며 “학생회 활동을 통해 기른 소통 능력을 어떻게 박물관 학예사라는 진로와 연결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GPT 덕분에 아이디어를 확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두 번째 이유는 ‘편리함’이다. 오픈AI는 지난해 5월 이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기억해주는 ‘메모리’ 기능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어제 내가 추가한 규칙 기억해?”라고 물으면 이전 대화를 바탕으로 답변할 수 있다.

전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 다니는 윤영서(29)씨는 일상 속 다양한 순간에 챗GPT를 활용하고 있다. 인간관계처럼 사소한 고민부터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 양식 구성까지 챗GPT는 그에게 든든한 조력자다.

윤 씨는 “단순히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사전적인 정보가 아니라 이전에 했던 질문들을 바탕으로 내 성격이나 강점을 반영한 답을 내놓는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챗GPT와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느낌”이라며 챗GPT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자기 이해의 창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답사지의 개요를 짜는 과정에서 사용한 챗GPT 캡처본
이 외에도 챗GPT를 활용해 사주를 보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챗GPT로 사주 보는 법’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름·생년월일·출생 시각·성별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전반적인 사주풀이를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산(23·전남대 사학과)씨는 최근 과사무실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 챗GPT 사주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직접 도전해봤다. 구글에 ‘사주GPT’를 검색하자 관련 사이트가 나왔고,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각을 입력하니 “금이 많은 사주”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김 씨는 “정확도보다는 호기심이나 재미로 한 번쯤 해볼 만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정경선 인턴기자 redvelvet27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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