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은 산업, 생산, 의료, 교육 등 대부분의 기반이 열악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나마 전남 동부권을 중심으로한 석유화학산업과 철강산업이 전남 경제를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석유화학과 철강산업이 전남 지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만 60%에 달한다.

석유화학, 철강산업 덕에 인구, 소득 등을 끌어올릴 수 있었고 지역발전도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전남의 ‘심장’ 역할을 해왔던 두 개의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지금 상태로는 회복이 불가능한 구조적인 위기로 두 산업을 친환경·고부가가치·인공지능 산업으로 재편하는 이른바 ‘대전환 메가 프로젝트’가 필요한 이유다.

다행히 이달 초 정부가 여수시를 ‘산업위기 선제대응 지역’으로 지정하면서 한 숨 돌리게 됐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게 전남도 안팎의 분석이다.

또 대한민국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탄소 다배출 산업인 석유화학과 철강산업은 변화가 필요하다. 당장 EU와 미국을 중심으로 탄소 다배출 제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석유화학산업은 국내 제조업 중 탄소 배출이 두번째로 많고, 그 중 전남은 최다 배출지다.

결국 석유화학·철강 대전환 메가 프로젝트는 전남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인 숙제인 셈이다. 전남도는 구체적인 메가 프로젝트 추진안을 마련해 정부의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과 후보자에게 이 과제를 국립의대에 이은 두번째 핵심, 현안 사업으로 올려둔 상태다.

대전환 메가 프로젝트에는 오는 2032년까지 여수 국가산업단지와 광양 익신산업단지, 순천율촌·해룡산업단지 일원에 사업비 24조 8878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서는 재원 투입과 함께 산업 재편을 위한 법률 등의 지원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

우선 ‘국가기간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 및 경쟁력 강화 지원 특별법’ 제정이 선행 조건이다. 정부가 석유화학과 철강과 같은 기간사업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이 골자다. 정부가 나서 기간산업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계획을 수립하고, 기업 육성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저탄소 설비로의 전환이 가능하도록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실증사업 지원 근거도 법률을 통해 명시해 줄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연이은 적자로 기업 존폐가 걱정스러운 기간산업 기업들에게 행정, 재정, 금융적 지원을 아끼지 말고 조세와 부담금 감면도, 탈탄소 지원금도 특별법에 담아야 한다는 게 전남도와 기간산업 기업들의 목소리다.

전남도는 우선 3조 887억원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석유화학을 ‘블루수소’와 같은 고부가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전환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미래차와 우주항공, 이차전지과 같은 미래 먹거리 분야 소재개발로 변모시켜야 한다는 복안이다.

또 수십년이 지나 노후화된 산업단지를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 공장으로 바꿔 ‘화약고’라고 불리는 석화단지를 더욱 안전한 산업 현장으로 조성할 필요성이 크다.

‘국립 탄소중립 융복합 실증단지’ 조성, 수소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클러스터 조성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축을 마련해야 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여수·광양만권 청정수소 에너지 산업벨트 조성은 대전환 메가 프로젝트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여수 묘도, 율촌, 영광군 등 서남해안을 아우르는 청정수소 에너지 벨트는 탈탄소화 함께 전남의 주력 기반사업으로 발돋움해 전남을 새롭게 뛰게할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별취재단=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