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년들이 5·18을 기억하고 기리는 법 ‘남다르네’
레트로 감성으로-구형 버스, ‘시민군 버스’로 복원 사적지 투어
체험하며 배우고-5가지 미션 챌린지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
장애인과도 함께-5·18 행사장 ‘배리어 프리 지도’ 만들어 배포
체험하며 배우고-5가지 미션 챌린지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
장애인과도 함께-5·18 행사장 ‘배리어 프리 지도’ 만들어 배포
![]() 시민항쟁버스운영위원회가 1980년대 시내버스의 모습을 복원해 만든 ‘레트로 버스’. |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20~30대 청년들이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5·18을 기억하고, 5월 정신을 실천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저마다 방법은 다르지만 광주에서 5월 정신을 직접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은 하나였다.
◇충남도 아산시 차량정비사, ‘오월 버스’ 재현
민동혁(28) 시민항쟁버스운영위 대표는 5·18 전야제 행사에서 1980년 당시 ‘시민군 버스’를 복원, 시민들을 태우고 사적지 안내를 하는 ‘시민항쟁버스’ 사업을 추진한다.
5·18 당시 광주를 누볐던 시민군 버스에 오월 해설사와 함께 탑승해 광주 곳곳의 사적지를 돌면서 ‘미션 투어’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시민항쟁버스 운영위원회는 민 대표가 평소 알고 지내던 ‘레트로’ 차량 전문가들과 후원자, 온라인을 통해 모집한 시민 등 12명을 모아 꾸린 단체다.
충남도 아산시에서 자동차 정비 일을 하고 있는 민 대표는 지난해 12월 7일부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에서 1980년대 버스를 재현한 ‘시민항쟁버스’를 몰았다. 사비를 들여 버스를 임차하고, ‘레트로 마니아’인 자기 재능을 살려 옛 버스를 재현해냈다.
3개월여 동안 시민항쟁버스를 타고 광화문, 한남동 등 전국 각지의 시위 현장을 누볐던 그는 지난 2월 금남로에 ‘시민은 도청으로’, ‘시민이여 일어서자! 산자여 따르라’ 등 현수막이 걸린 버스를 끌고 오기도 했다.
민 대표는 12·3 비상계엄 이후, 사회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집회 현장에 나온 시민들에게 응원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시민항쟁버스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5·18행사위와도 인연이 닿아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시민군 버스’를 재현할 수 있게 됐다는 것. 민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과거와 비교하게 되면서,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 5·18 문턱 낮추려 ‘체험 투어’ 운영하는 청년들
광주 지역 로컬 기획자 그룹 ‘4도씨(4DC)’는 오는 17일 5·18민주광장 인근에서 5·18 미션 챌린지 ‘5·18 민주결사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민주결사대는 한강 ‘소년이 온다’와 유사하게, 소설에 나왔던 인물을 컨셉화한 5개 부스에서 5·18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다. 참가자들은 테마별 부스에 들어가 5가지 미션을 해결해야 하며, 이들 미션은 실제 5·18 사건의 정서와 구조를 기반으로 구성됐다.
미션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빈 부분을 채워 넣거나, 시민군 통신병이 미처 남기지 못한 무전 내용을 밝혀내는 등 내용으로 꾸려지며 미션을 완수하면 5월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다짐을 방명록에 남기는 식으로 스토리가 이어진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은 김꽃비(여·35)씨를 비롯한 30대 청년 기획자 4명, 이남경(여·45) 4도씨 대표 등이다.
10~20대 젊은 세대에게서 ‘방탈출게임’ 등이 인기를 끄는 점에서 착안해 미션을 해결하면서 5·18을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광주의 상징적인 공간에서 진실을 지키기 위해 싸운 이들의 경험을 오늘의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애인도 평등하게 ‘배리어프리 지도’로 대동정신 구현
전남대 소셜벤처 창업동아리 ‘내일’ 소속 학생 6명은 5·18 행사를 장애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배리어 프리 지도’를 구현했다.
배리어프리 지도는 장애인들의 물리적·제도적 장벽이 있는 공간을 표시해 장애인들도 불편함 없이 행사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도다. 지도를 통해 장애인들도 차별 없이 5·18 행사를 오롯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장애인 편의 증진법’을 기준 삼아 직접 장애인과 인터뷰를 거쳐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현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장애인에게 불편한 요소들을 실측했다.
공개된 지도는 행사장 주변 장애인 주차구역과 주차 가능 대수, 장애인 화장실, 휠체어 대여소, 전동휠체어 충전소 여부와 위치, 동선 내 단차 여부(길이 2㎝ 초과 시 표시), 경사로 여부, 엘리베이터, 장애인 승강기, 리프트 위치 등을 촘촘이 적어넣었다. 휠체어 통행 가능 보행로를 접근성에 따라 표시하고 미닫이·여닫이·자동문 등 건물별 문의 종류, 시멘트·잔디·자갈 등 길의 종류 등까지 표시해 두기도 했다.
프로젝트 매니저(대표) 이어진(여·23)씨는 “기존 광주시 무장애 지도가 교통약자들이 이용하기 어려웠는데, 이를 해결하면서 광주 5·18에도 힘을 보탤 수 있게 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충남도 아산시 차량정비사, ‘오월 버스’ 재현
민동혁(28) 시민항쟁버스운영위 대표는 5·18 전야제 행사에서 1980년 당시 ‘시민군 버스’를 복원, 시민들을 태우고 사적지 안내를 하는 ‘시민항쟁버스’ 사업을 추진한다.
시민항쟁버스 운영위원회는 민 대표가 평소 알고 지내던 ‘레트로’ 차량 전문가들과 후원자, 온라인을 통해 모집한 시민 등 12명을 모아 꾸린 단체다.
충남도 아산시에서 자동차 정비 일을 하고 있는 민 대표는 지난해 12월 7일부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에서 1980년대 버스를 재현한 ‘시민항쟁버스’를 몰았다. 사비를 들여 버스를 임차하고, ‘레트로 마니아’인 자기 재능을 살려 옛 버스를 재현해냈다.
민 대표는 12·3 비상계엄 이후, 사회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집회 현장에 나온 시민들에게 응원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시민항쟁버스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5·18행사위와도 인연이 닿아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시민군 버스’를 재현할 수 있게 됐다는 것. 민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과거와 비교하게 되면서,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 광주 지역 청년 로컬 기획자들의 5·18 체험 프로그램인 ‘5·18 민주결사대’ 포스터. |
광주 지역 로컬 기획자 그룹 ‘4도씨(4DC)’는 오는 17일 5·18민주광장 인근에서 5·18 미션 챌린지 ‘5·18 민주결사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민주결사대는 한강 ‘소년이 온다’와 유사하게, 소설에 나왔던 인물을 컨셉화한 5개 부스에서 5·18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다. 참가자들은 테마별 부스에 들어가 5가지 미션을 해결해야 하며, 이들 미션은 실제 5·18 사건의 정서와 구조를 기반으로 구성됐다.
미션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빈 부분을 채워 넣거나, 시민군 통신병이 미처 남기지 못한 무전 내용을 밝혀내는 등 내용으로 꾸려지며 미션을 완수하면 5월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다짐을 방명록에 남기는 식으로 스토리가 이어진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은 김꽃비(여·35)씨를 비롯한 30대 청년 기획자 4명, 이남경(여·45) 4도씨 대표 등이다.
10~20대 젊은 세대에게서 ‘방탈출게임’ 등이 인기를 끄는 점에서 착안해 미션을 해결하면서 5·18을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광주의 상징적인 공간에서 진실을 지키기 위해 싸운 이들의 경험을 오늘의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전남대 학생들이 만든 ‘배리어프리 지도’. 각 보행로의 단차·경사로 등 휠체어 접근성을 선으로 표시하고 장애인 이용 가능 편의 시설을 픽토그램으로 표시했다. |
전남대 소셜벤처 창업동아리 ‘내일’ 소속 학생 6명은 5·18 행사를 장애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배리어 프리 지도’를 구현했다.
배리어프리 지도는 장애인들의 물리적·제도적 장벽이 있는 공간을 표시해 장애인들도 불편함 없이 행사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도다. 지도를 통해 장애인들도 차별 없이 5·18 행사를 오롯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장애인 편의 증진법’을 기준 삼아 직접 장애인과 인터뷰를 거쳐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현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장애인에게 불편한 요소들을 실측했다.
공개된 지도는 행사장 주변 장애인 주차구역과 주차 가능 대수, 장애인 화장실, 휠체어 대여소, 전동휠체어 충전소 여부와 위치, 동선 내 단차 여부(길이 2㎝ 초과 시 표시), 경사로 여부, 엘리베이터, 장애인 승강기, 리프트 위치 등을 촘촘이 적어넣었다. 휠체어 통행 가능 보행로를 접근성에 따라 표시하고 미닫이·여닫이·자동문 등 건물별 문의 종류, 시멘트·잔디·자갈 등 길의 종류 등까지 표시해 두기도 했다.
프로젝트 매니저(대표) 이어진(여·23)씨는 “기존 광주시 무장애 지도가 교통약자들이 이용하기 어려웠는데, 이를 해결하면서 광주 5·18에도 힘을 보탤 수 있게 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