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청년들 “청년 대출, 그림의 떡”
청년주택드림대출, 저금리에 분양가 80%까지 대출 가능
광주 ‘6억원 이하’ 아파트 35% 뿐…대출 요건 개선 필요
2025년 05월 08일(목) 19:10
/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무주택 청년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청년주택드림대출’이 광주 등 대도시 지역 거주 청년에겐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 평균보다 대상 아파트 비중이 낮고, 청년들이 실제 신청 가능한 단지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8일 부동산 정보업체 R114에 따르면 올 1~3월까지 전국 일반분양 아파트 17만9412가구 가운데 청년 대출이 가능한 단지는 평균 52.0%였다. 그러나 광주는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35.5%로 전국 17개 시도 중 13위에 머물렀으며, 도시 규모가 비슷한 대전(40.8%) 등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였다.

청년주택드림대출은 정부가 올해부터 본격 시행한 청년 전용 주택금융 상품이며,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의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전용면적 85㎡ 이하·분양가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분양가의 80%(최대 4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금리는 소득 수준과 대출 만기에 따라 연 2.2~3.6%로 책정된다. 청약통장 납입 실적 및 보유 자산, 연 소득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특히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 가입자는 우선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결혼·출산 시에는 추가 금리 인하가 적용된다. 결혼 시 0.1%p, 첫 자녀 출산 시 0.5%p, 이후 자녀 1인당 0.2%p씩 금리가 낮아진다.

시중 은행의 주택 담보 관련 금융 상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큰 혜택이어서 무주택 청년들의 분양 초기 자본 부담을 덜어주는 대표적인 제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지역마다 신청 가능한 아파트가 천차만별인 데다, 광주 등 대도시에는 ‘6억원 이하’ 조건을 충족하는 분양 단지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R114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서 공급된 전용 60~85㎡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대부분 1765만원을 웃돌았다. 청년 대출 요건을 충족하려면 85㎡ 기준 평당 분양가가 1765만원 이하여야 한다.

이 때문에 실제 대출 신청이 가능한 지역은 전남·충북·강원 등 일부 중소도시로 한정되고 있다. 광주의 경우도 분양가가 기준을 초과하는 사례가 많아 실수요자인 청년들 사이에서 “제도가 있으나 마나”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R114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 부담을 줄여주는 청년 대출 제도의 혜택은 분명하지만, 분양가 상승으로 인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청약 물량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분양가 기준 등 대출 요건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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