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서 1군 데뷔전 무산’ NC 김녹원 “믿음직한 투수 되겠다”
1일 KIA 광주전 우천 취소
학강초 선배 양현종과 맞대결 불발
2025년 05월 01일(목) 19:55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시즌 5차전이 비로 취소됐다.

어린이날 일정으로 9연전을 펼쳐야 하는 선수들에게는 반가운 ‘단비’였다. 많은 선수가 비를 반겼지만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난 선수가 있었다.

이날 선발 등판을 준비했던 NC 김녹원<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김녹원에게는 간절하게 바란 오늘이었다. 육성선수 신분이었던 김녹원은 5월 1일에 맞춰 22번 번호를 받고 정식 선수로 등록됐다. 그리고 이날 1군 선발로도 낙점됐다.

1일은 1군 경험이 없는 김녹원이 선발로 프로 데뷔전을 치르는 날이었다.

여기에 첫 무대로 준비됐던 챔피언스필드는 그가 프로야구 선수 꿈을 꾸던 익숙한 곳이다.

학강초에서 야구를 시작한 김녹원은 무등중-광주일고를 거쳐 2022년 2차 3라운드 선수로 NC 유니폼을 입은 광주 출신이다. 무등중 시절이었던 2018년에는 KIA 타이거즈기 호남지역 중학교 야구대회 최우수선수상을 받기도 했었다.

야구 선수의 꿈을 꾸던 무대에서, 우상 같은 학강초 대선배 양현종과의 맞대결이었던 만큼 김녹원에게는 야구 인생에 잊을 수 없는 날이 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오전부터 광주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았고, 비가 이어지면서 결국 경기가 취소됐다.

김녹원은 “어릴 때부터 광주에서 야구를 했다. 무등경기장이나 챔피언스필드를 가장 오래 봐온 곳이기도 해서 운동할 때 들뜨고 긴장될 줄 알았는데 괜찮았다. 긴장이 조금 덜 되고, KIA 응원가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편안했다(웃음)”며 “어릴 때 던지는 상상을 했었다. 퓨처스에 있다가 1군 오니까 환경도 너무 좋고, 계속 여기에서 야구하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부모님도 다 오신다고 했는데 비가 와서 아쉽다”고 고향에서의 데뷔전 무산을 아쉬워했다.

그는 긴장감보다는 기대감으로 데뷔전을 준비했었다.

김녹원은 “아직 1군 경기가 없기 때문에 무서울 게 없다는 마인드로 배움이 생기는 피칭을 하고 싶었다. 볼볼볼 하기보다는 안타 맞더라도 시원하게 맞고 그 안에서 부족함 점을 찾아야 되는 것이다”며 “포털 응원란을 보니까 ‘김녹원이 누구냐’이런 글이 많았다. 아시는 분들이 많이 응원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지만, 오늘 꼭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를 했다.

고향에서 학강초 대선배를 상대로 한 꿈같은 데뷔전은 무산됐지만 새로운 시작을 한 만큼 김녹원은 믿음직한 NC 투수가 되겠다는 각오다.

“광주에서 초중고를 나오고, NC 다이노스 선수가 됐다. 옛정을 생각해서 많이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며 자신을 기억하는 광주 야구팬들에게 인사를 전한 김녹원은 “제가 나오면 ‘NC는 오늘 편하게 가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 수 있게 하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46096900783488008
프린트 시간 : 2025년 05월 02일 04: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