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마이클 페피엇 지음·정미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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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일은 내게 구원과 같다. 그림을 그리지 않았더라면 지금 보다 더 불행했을 테니까.’
평생을 가난과 고독 속에 살았던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자신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의 일부다. 올 초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불멸의 화가, 반 고흐전’은 40만 여 명에 가까운 관람객을 동원했다. 오랜 세월, 대중의 사랑을 받는 데에는 천재적인 재능에도 햇볕을 보지 못했던 그의 드라마틱한 삶이 크다. 10년 동안 화가로 살면서 단 한점의 그림 밖에 팔지 못하고, 결국 권총 자살로 37살이라는 짧은 삶을 마감했지만 ‘그림을 그릴 수 있어 행복했다’는 그의 고백은 깊은 울림을 준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미술사가이자 평론가인 마이클 페피엇(Michael Peppiatt)은 ‘내가 사랑한 예술가들’에서 고흐를 비롯해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 27인의 인간적인 면모와 치열한 예술세계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60여년 간 미술현장에서 수많은 예술가들을 지켜 본 그는 이들의 결과물인 ‘작품’보다 창작의 고통과 예술가의 열망, 집착 등 ‘내면’에 주목한다. “예술작품은 작가들의 자서전”이라고 정의한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수십년 간 우정을 나눠온 아일랜드 출신의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과의 스토리는 흥미롭다. 기이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감도는 그의 그림은 제2차 세계대전의 경험과 동성애자로서의 소외감에서 시작됐고, 달리의 도발적인 에로티시즘은 유년기의 결핍과 깊이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책은 단순히 작품 분석에 그치지 않고, 예술가의 성장환경, 삶의 태도 등을 살펴 개인적인 삶이 어떻게 예술과 얽히는 지 보여준다. 책장을 덮으면 ‘창작은 삶의 격랑에 맞서는 가장 우아한 방법’이라는 그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디자인하우스·2만50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평생을 가난과 고독 속에 살았던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자신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의 일부다. 올 초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불멸의 화가, 반 고흐전’은 40만 여 명에 가까운 관람객을 동원했다. 오랜 세월, 대중의 사랑을 받는 데에는 천재적인 재능에도 햇볕을 보지 못했던 그의 드라마틱한 삶이 크다. 10년 동안 화가로 살면서 단 한점의 그림 밖에 팔지 못하고, 결국 권총 자살로 37살이라는 짧은 삶을 마감했지만 ‘그림을 그릴 수 있어 행복했다’는 그의 고백은 깊은 울림을 준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