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예술’ 동구미술은행
![]() |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길은 말 그대로 예술로의 여정이다. 여기 저기서 크고 작은 조형물들이 깜짝 등장해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공항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주인공’은 영종도 휴게소에 자리하고 있는 ‘포춘베어’(Fortune Bear·장세일 작)다. 길이 9m, 폭 9, 7m, 높이 23.57m의 스테인레스로 제작된 설치작품은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특히 지난 2018년 개장한 제2터미널은 ‘모두를 위한 예술’이 실현된 거대한 미술관이다. 단순한 플랫폼이 아닌, 예술과 만나는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 46억 원의 예산을 들여 프랑스 작가 자비에 베이앙의 ‘그레이트 모빌’, 강희라의 ‘헬로’(Hello), 오순미의 ‘Dreaming Space’등 16점을 곳곳에 장식한 것이다.
무엇보다 국립현대미술관과의 콜라보는 ‘아트포트’(Art Port)의 면모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지난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과 MOU를 체결한 공항은 현대미술관의 미술은행(Art Bank)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새로운 작품들을 대여해 여객터미널의 귀빈실에서부터 공항 로비 등 곳곳에 전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현대미술관 미술은행은 막대한 예산을 들이지 않아도 화려한 컬렉션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공공기관이나 기업들로부터 호응이 크다.
지난 13일 광주 궁동 예술의 거리에 자리한 무등갤러리에서는 매우 이색적인 전시회가 열렸다. 광주 동구가 주최하고 미로센터가 주관한 ‘2025 동구 미술은행소장품전-동구동락’(東區同樂·3~15일)이다. 을사년 새해를 맞아 예술의 감동과 새 희망을 담은 한국화, 서양화, 판화, 서예, 조각, 공예품 등 다양한 장르의 90여 점이 전시돼 화제를 모았다.
‘동구와 함께 즐기는 기쁨’이라는 뜻을 지닌 이번 전시는 동구미술은행의 컬렉션을 1개월에서부터 1년동안 소장할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한 이벤트다. 지난 2021년부터 동구가 예술의 일상화를 위해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매년 구입해 운영하고 있는 미술은행을 홍보하기 위한 쇼케이스 성격이 짙다. 동구가 그동안 구입한 컬렉션은 총 170여 점으로 동구에 거주하는 신청자에 한해 소정의 대여료(2000원~2만원)만 내면 작가들의 작품을 자신의 안방이나 거실, 사무실 등에 걸 수 있다. 경제적 여건이 여의치 않지만 미술품을 가까이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일정 기간 작가들의 작품을 자신의 일상에서 마음껏 감상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초보자들은 미술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고, 애호가들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동구동락이 통했을까. 전시장을 가득 메운 90여점 가운데 한희원 작가의 ‘큰 나무 아래’ 등 30여 점(12일 기준)이 드디어 ‘주인’을 만났다. 미술은행이 시행된지 올해로 4년째이지만 희망자가 적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의욕적으로 추진한 미술은행이 지속가능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컬렉션의 ‘존재’를 알리고 전문성을 높이는 행정의 디테일이 우선돼야 함은 물론이다. <문화·예향국장, 선임기자>
무엇보다 국립현대미술관과의 콜라보는 ‘아트포트’(Art Port)의 면모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지난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과 MOU를 체결한 공항은 현대미술관의 미술은행(Art Bank)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새로운 작품들을 대여해 여객터미널의 귀빈실에서부터 공항 로비 등 곳곳에 전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현대미술관 미술은행은 막대한 예산을 들이지 않아도 화려한 컬렉션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공공기관이나 기업들로부터 호응이 크다.
‘동구와 함께 즐기는 기쁨’이라는 뜻을 지닌 이번 전시는 동구미술은행의 컬렉션을 1개월에서부터 1년동안 소장할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한 이벤트다. 지난 2021년부터 동구가 예술의 일상화를 위해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매년 구입해 운영하고 있는 미술은행을 홍보하기 위한 쇼케이스 성격이 짙다. 동구가 그동안 구입한 컬렉션은 총 170여 점으로 동구에 거주하는 신청자에 한해 소정의 대여료(2000원~2만원)만 내면 작가들의 작품을 자신의 안방이나 거실, 사무실 등에 걸 수 있다. 경제적 여건이 여의치 않지만 미술품을 가까이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일정 기간 작가들의 작품을 자신의 일상에서 마음껏 감상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초보자들은 미술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고, 애호가들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동구동락이 통했을까. 전시장을 가득 메운 90여점 가운데 한희원 작가의 ‘큰 나무 아래’ 등 30여 점(12일 기준)이 드디어 ‘주인’을 만났다. 미술은행이 시행된지 올해로 4년째이지만 희망자가 적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의욕적으로 추진한 미술은행이 지속가능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컬렉션의 ‘존재’를 알리고 전문성을 높이는 행정의 디테일이 우선돼야 함은 물론이다. <문화·예향국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