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캠프를 가다] 김주찬 벤치코치 “타이거즈 왕조 재건 위해 좋은 분위기 이어가야죠”
밝고 의욕적인 선수들 보며
시즌 초반 타이거즈 우승 예상
후배들 이끄는 고참 역할 중요
‘기술’보다 소통에 신경 쓰고
이범호 감독에게도 쓴소리 할 것
2024년 11월 18일(월) 00:00
KIA 김주찬 벤치 코치가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17시즌 ‘우승 주장’으로 헹가래를 받았던 김주찬이 KIA 타이거즈로 돌아왔다. 그는 벤치 코치로 이범호 감독을 보좌해 ‘왕조재건’을 위한 역할을 하게 된다.

2013년 FA를 통해 타이거즈 일원이 된 그는 2017시즌 다이너마이트 타격의 중심이자 주장으로 활약했다. 2020년까지 KIA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그는 2021년 지도자 생활을 시작, 올해에는 롯데 타격 코치를 맡았다.

‘첫 우승’을 이룬 팀에서 벤치 코치로 새출발하게 된 그는 지난 4일 시작된 마무리캠프를 통해 선수들을 알아가면서 전력을 확인하고 있다.

상대팀으로서 일찍 KIA의 우승을 예상했던 그는 ‘분위기’를 힘으로 이야기했고, 왕조재건을 위해서도 이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주찬 벤치코치는 “분위기가 좋아서 초반부터 KIA 우승을 생각했다. 상대로서 까다롭게 생각하면서 경기를 들어갔다”며 “이 분위기를 어떻게 계속 끌고가느냐가 중요하다. 고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부담감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할 것이고, (쓴소리를)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당연히 말할 것이다”고 자신의 역할을 이야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KIA로 다시 돌아온 소감은

▲처음에 먼저 감독님이 연락을 주셔가지고 흔쾌히 승낙을 했다. KIA에 오래있었고, 마음은 항상 있었다. 불려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왔다.

-선수 등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지금은 마무리캠프 기간이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봤다. 내가 있을 때보다는 바뀐 선수도 많고 모르는 선수도 많은데, 일단 선수들 자체가 다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으니까 잘 돕겠다.

-2017시즌 우승 주장이었는데, 올해 KIA 우승을 보면서 당시 생각도 났을 것 같다

▲그렇다. 우승 순간을 보게 되면 내가 우승했던 시즌이 기억난다. 올해는 팀 분위기도 상당히 좋아보였다. 초반부터 분위기 자체가 좋은 성적이 날 것 같이 느꼈다. 이 분위기를 앞으로 몇 년간은 이어갈 수 있게 잘했으면 좋겠다.

-언제쯤 KIA의 우승을 예상했는지

▲처음부터, 시즌 초반부터 느꼈다. 팀 분위기가 엄청 밝아지고 선수들이 의욕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모습이 보였다. 상대팀으로서 KIA를 만나면 선발도 좋고 중간도 좋고 타격도 워낙 좋았다. 그래서 게임을 하러 들어오면 상대가 까다롭게 생각하고 들어 가게 된다. 그 부분부터 기가 좋았으니까 시즌 초반부터 KIA가 우승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2017시즌과 올 시즌 타격의 힘이 좋았는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

▲방망이만 놓고 보면 17년 시즌이 더 파괴력은 있었다. 팀 구성이나 기동력 이런 것까지 합치면 올해 KIA가 더 좋아 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기동력 하면 김도영이 있는데, 아마시절 타격은 이종범 주루는 김주찬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

▲둘 다 이종범 선배님이 더 좋았을 텐데(웃음). 도영이 보고 있으면 일단 몸의 스피드 자체가 타고난 것 같다. 탄력, 순간 스피드도 엄청 빠르다. 다치지만 않으면 좋겠다. 완성형의 선수니까 잘하라고 응원만 열심히 하겠다.

-KIA가 우승 후 분위기를 잇지 못했던 부분이 있는데, 부담감과 기대감이 있을 것 같다

▲부담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 (장) 현식이가 빠지기는 했지만 기존에 있던 선수들이 자기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알고 있는 것 같으니까 부담감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 부담감은 감독님이 느끼셔야한다(웃음).

-이범호 감독과 각별한 사이지만 팀을 위해 쓴소리를 하는 역할이다

▲시즌 전부터 회의를 많이 하고 이야기를 많이 하겠지만, 그런 상황이 생기면 당연히 이야기를 할 것이다.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그런 부분은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타자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팀을 봐야 하는 자리다. 그래서 캠프에서도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던데

▲지금 여기저기 다니면서 보려 하고 있는데, 수석코치님도 도움 많이 주시고 이야기 많이 하고 있다. 내년 시즌 기대가 많이 된다.

-KIA에서 신경써야 할 부분은

▲팀 분위기가 지금보다 처지지 않게 잘 유지할 수 있게 해야할 것 같다. 선수들이 하고 싶어 하게끔 돼 있으니까 그것만 잘 해주면 선수들이 많이 도와줄 것 같다.

-현역 시절과는 선수들 모습, 분위기가 다르다

▲요즘 젊은 신인들이나 젊은 선수들을 보면 (기술적인 부분)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너무 많다. 유튜브라든지 인스타든지 나와 있는 게 너무 많으니까, 대화를 시작하는 게 엄청 중요하다. 대화를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부터 생각하고 들어가야 간다. 대화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선수가 먼저 다가오게끔 해야 하니까 기술적인 것보다는 그게 제일 힘든 부분인 것 같다.

-과묵했던 선수 김주찬, 코치로 이런 ‘김주찬’을 만났다면?

놔두면 알아서 했으니까 놔두면 됐을 것 같다(웃음). 잘했다는 게 아니고 그냥 사람마다 성격도 성향도 다르니까 그냥 놔둬야 하는 선수도 있고 끌고 와야 하는 선수도 있다. 코치 되고 그게 제일 힘들다. 선수 때는 내 것만 하고 끝내면 되는데 코치들은 그런 걸 다 챙겨야 하니까 그게 제일 힘든 것 같다.

-힘들지만 코치로서 느끼는 보람도 있을 것인데

▲같이 했던 선수가 성적이 더 올라가거나. ‘코치님 덕분에 좋아진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하면 그때가 제일 좋다.

-가끔 직접 뛰고 싶은 상황도 있을 것 같은데

▲아직은 있는데 몸이 안 돼서 생각만 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선수들이) 안 좋은 모습 보이면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지게 할 수 있을까 그 생각을 먼저 하는 것 같다.

-새로운 선수도 많고, 선수를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지금은 마무리캠프 기간이니까 젊은 선수들 못 봐왔던 선수들 스타일이 어떤지 파악하는 중이고 어느 정도는 된 것도 있다. 먼저 다가가려고 하고 있다.기존에 뛰었던 애들은 대부분 알던 애들이다. 이제는 내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위치에 가 있는 선수들이니까, 알아서 잘할 거라고 믿는다.

-왕조재건이 목표가 됐는데, 가장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선수가 계속 보강이 되면 좋겠지만 지금 보면 팀 분위기인 것 같다. 분위기 어떻게 계속 끌고 가냐가 중요하다. 기존의 고참 선수들이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서 성적이 많이 갈리는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은 그냥 고참들 따라가게 하며 된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고참들 역할이 되게 중요한 것 같다.

-김주찬에게 타이거즈는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보게 해준 팀이고, 다시 한번 그 기쁨을 맛보게 해줄 팀이다.

-아쉬웠던 타이거즈와의 작별, 다시 만나게 된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다시 돌아왔는데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이제 다시 시작하면 된다. 좋은 성적과 많은 팬들의 응원이 있으면 좋겠다. 잘 부탁드린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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