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자연·예술 어우러진 ‘문화성찬’에 푹 빠지다
전남문화재단 ‘구석구석 문화배달’ <1> ‘섬진강 문화레저파크’
서시천공원 일대서 문화예술체험
‘대지의 미술’·‘카약 체험장’…
생활레저·공연·플리마켓 등 풍성
2024년 08월 04일(일) 20:35
생활체육 콘테스트인 ‘스트릿 리프팅 풀업 챌린지’, 지역 버스킹팀 공연 ‘도파민 폭발-도발’을 즐기기 위해 서시천체육공원에 모인 시민들.
전남문화재단 등이 주관하는 ‘구석구석 문화배달’은 지역민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장흥, 곡성, 해남, 완도 등지에서 연말까지 다른 테마로 펼쳐질 이번 프로그램은 공연, 체험, 전시 등으로 채워진다. 광주일보사는 전남문화재단 ‘구석구석 문화배달’ 행사 소식을 3회에 걸쳐 게재한다.

“생태와 인문, 삶과 예술이 어우러진 문화 성찬이 지역 곳곳에 ‘배달’ 왔어요.”

지난 3일 오후 전남 구례군 서시천 일원에서 열린 ‘섬진강 문화레저파크’ 행사 현장은 청춘의 열기와 자연의 고즈넉함, 예술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의 자연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진 특설무대, 플리마켓을 비롯해 체험형 예술프로그램과 생활레저를 즐기는 시민들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 폈다.

이번 행사는 전남문화재단(이하 재단·대표 김은영)이 도내 12개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구석구석 문화배달’ 일환으로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남도, 구례군이 주최했으며 재단, 자라는공동체 등이 주관한 무료 프로그램이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시천체육공원 일대는 문화예술체험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먼저 오후 4시 서시정에서는 ‘대지의 미술’이라는 주제로 환경예술 체험형 교육이 진행됐다. 중·고교생 20여 명은 나뭇가지, 돌, 풀꽃 등 주변 자연물을 이용해 나무와 풀밭을 나만의 아지트로 탈바꿈시켰다.(강의는 오치근 그림책작가)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형주(12·구례군 삼동면) 군은 “종이와 색연필, 물감 등을 사용해서 그리는 일반적인 미술 작품이 아니라 창의력을 발휘해서 아지트를 만드는 활동을 했다”며 “돌멩이와 물, 바람과 같은 자연 요소들이 작품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이 친근하게 다가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민들이 가장 붐볐던 장소는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 풍경을 한눈에 즐길 수 있는 ‘카약 체험장’이었다.

주말을 맞아 ‘카약’을 타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은 보물찾기 테마를 접목해 천변 곳곳에 숨겨진 페트병을 찾았고, 숨겨진 퀴즈를 푼 뒤 구례 산수유 등 로컬자원을 활용한 선물을 받아갔다.

기자도 2인승 카약에 올라 천변을 한 바퀴 둘러봤다. 배의 방향을 조절하기 쉽지 않았으나 잠시 패들을 놓고 주변 정경에 푹 빠지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보물을 찾기 위해 참가자들은 구슬땀을 흘렸지만, 인근 산성봉 산자락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자연 그 자체가 ‘보물’이었다.

미국에서 온 니콜라스와 아들 도원(5·왼쪽부터) 군, 딸 시원(7) 양이 서시천 일원에서 ‘카약으로 보물찾기’ 참가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아들 도원(5) 군, 딸 시원(7) 양과 함께 카약을 탄 미국 출신 니콜라스는 “아이들이 지역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문화배달 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다 함께 찾아왔다”며 “평소에 즐기기 어려운 생활 레저를 근교에서 체험할 수 있어 아이들이 행복해한다”고 말했다.

본 공연장 일대에서는 막간 행사로 ‘제3회 길거리 리프팅 턱걸이 대회’도 진행됐다. 데드리프트, 턱걸이 등 운동 기록을 측정해 상금을 수여하는 방식이었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즉석에서 지원할 수 있었다.

경연에서는 ‘삼대(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기록 합) 400’에 달하는 한 고등학생이 참가해 우승을 거머쥐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밖에도 요가, 다도 체험을 비롯해 소소한 기념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도 행사의 풍성함을 더했다.

청소년 연합밴드 ‘청춘소묘’의 공연 장면.
‘도파민 폭발-도발’이라는 캐치로 이목을 끄는 본공연도 이어졌다. 리허설부터 삼삼오오 풀밭에 앉아 지역 밴드팀들의 선율에 귀 기울이는 시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라인업은 대부분 지역 중·고등학교 아마추어 밴드부가 대부분이었지만 대중가요 위주로 선곡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공연의 막은 3년째 연속 출연하는 장예진(구례고) 학생이 김광석의 ‘편지’, 엔플라잉 곡 ‘옥탑방’으로 열었다. 이어 구례여중, 구례자연고 등 4개 중·고교의 연합밴드 ‘청춘소묘’가 루시의 ‘조깅’, 크라잉넛의 ‘룩셈브르크’, 노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를 불러 열기를 더했다.

구례여중 댄스팀 ‘유벤타스’의 군무는 미래 동량들이 끼와 재능을 발산하는 시간이었다. 키스오브라이프의 ‘마이다스 터치’, 블락비 ‘허’ 등에 맞춰 화려한 안무를 보여줬다.

끝으로 구례고 밴드부 ‘봉성로 1518’도 낭만적인 선율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날 푸른 신록과 수변공원, 예술의 낭만에 푹 빠진 관객들은 잠시나마 일상 속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행복한 ‘도파민’에 빠진 듯했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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