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희생 막을 ‘로드킬’ 대책 마련해야
2024년 07월 17일(수) 00:00
코로나 엔데믹 이후 야외 활동이 급증하면서 국립공원에서 도로를 지나는 동물이 차에 치여 숨지는 ‘로드킬(Road kill)’이 늘고 있다. 노루와 살모사, 다람쥐, 청설모 등 일반 동물에서부터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멸종위기종인 담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들이 이동중 차량에 치여 죽는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하늘을 날다 차량에 부딪혀 죽는 조류도 상당수에 이른다. 동물의 목숨이 안타까운 것도 사실이지만 로드킬로 인해 교통사고 우려도 높은 실정이다.

광주일보가 국립공원공단으로부터 입수한 ‘광주·전남지역 국립공원 로드킬’ 통계에 따르면 무등산·지리산·월출산·다도해 등 광주·전남지역 국립공원에서는 지난 한해에만 94건의 로드킬이 발생했다. 로드킬은 2019년에는 144건이었지만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2020년 54건, 2021년 34건, 2022년 42건 등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코로나 엔데믹 이후 국립공원 방문객들이 늘면서 로드킬이 1년 만에 배 이상 증가했으며, 향후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된다. 이중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는 사방이 확 트인 하늘을 비행중 차량에 부딪힌 숲새, 쏙독새 등 조류의 희생이 많았다.

현재 로드킬을 막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도로에 첨단센서와 스마트 CCTV를 설치, 감지된 야생동물을 특정 구간에 설치된 LED전광판에 표출해 운전자에게 미리 고지하는 프로그램인 ‘야생동물 로드킬 예방 및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만 적용중이며, 예산 상의 문제 등으로 다른 국립공원에는 설치하지 못한 상태이다.

건강한 환경 생태계의 보존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예산 마련이 부담된다면 사고 다발 구역에 우선적으로 첨단 시스템을 적용하는 한편 생태 통로를 대폭 확대하고, 선진 사례를 참고해 로드킬 발생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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