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동맹체’ 인식 공유 … 동반성장 협력사업 발굴 나서
호남권 정책협의회 성과
도로·철도 등 기반시설 구축
미래전략산업 협력 방안 마련
관광·농어업 등 자원 연계 약속
2024년 07월 04일(목) 20:30
4일 전북 정읍에서 7년만에 한 자리에 선 호남권 광역자치단체장의 만남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2시간 30분 정도 만난 이들은 그동안의 간극을 극복하고 도로·철도 등 기반시설의 보다 완벽한 구축, 에너지·이차전지·바이오 등 각각 지자체의 미래전략산업 협력 방안 마련, 관광·농어업 등 비교우위 자원의 실질적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 등을 약속했다.

사전 논의 과정에서 광주·전남과 전북의 정서적 괴리감을 줄여줄 수 있는 교류·협력에 공감하며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들을 잘 추려내 단체장들이 부담 없이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호남권은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인구·경제 규모를 가진 영남권, 수도권에 가까워 낙수효과를 누리고 있는 충청권 등과 비교해 격차가 계속 벌어져 침체되고 있다. 청년 이탈, 고령인구 증가, 경제적 침체, 미래 경쟁력 우려 등 공동의 문제에 직면하고도 각자도생에 나서 권역 내에서 경쟁하기도 했던 호남권 광역자치단체들이 ‘경제동맹체’임을 인식하고 공통분모를 찾은 것만으로도 호남민들에게 안도감과 함께 기대감을 안겼다는 평가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광주일보와의 통화에서 “늦은 감은 있지만 단체장들이 각자 할 일과 함께 할 일들을 구분하고 앞으로 권역 경제의 성장·발전에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은 대단히 잘한 일”이라며 “호남권 전체를 위해 주로 광주에 자리하고 있는 정부출연기관, 공공기관 등이 앞으로 전북에 대해 질적·양적으로 서비스를 늘려나가고, 지역 테크노파크 간 연계 협력 사업을 구상·추진하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 인구는 1970년대 632만명(전체 인구의 20.5%)에 이르렀다가 현재 495만명(전체 인구의 9.6%)으로 5분의1 이상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 인구는 3083만명에서 5133명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도권으로 인구, 기업, 자본 등 모든 자원이 몰리며 지방 소멸 위기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곳이 호남이다.

인구가 사라지면서 정치적·경제적 동력도 급감해 획기적인 국가 재정의 투입 없이는 성장·발전 기반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충청권의 세종시에 이어 호남권에도 제3의 수도 조성, 미래 전략 산업 및 국가 공공사업의 호남 우선 배정 등 낙후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추진을 위해서도 정치권과 지자체가 하나가 돼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호남권 위기와 대처 방안이 시급한 가운데 이날 호남권정책협의회에서 호남권의 새로운 미래로 ‘메가시티 경제동맹’을 선언한 것이다. 이들 지자체는 초광역 협력산업의 구체적 발전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호남권 내 초광역 교통망 가운데 가장 먼저 거론된 것은 군산~목포 간 서해안 철도 건설로, 현재 경기 화성~군산~새만금을 운행하는 노선을 목포까지 연장해 서해안권의 산업·물류·교통벨트를 구축해 나간다. 익산과 여수를 잇는 전라선 고속철도를 조속히 구축해 호남 내륙과 남중권 해양의 공동 발전에 기여하기로 했다. 전남의 국내 최초 아우토반 ‘광주~영암 초고속도로’, ‘고흥~광주 우주고속도로’와 전주에 세종을 잇는 ‘호남권 메가시티 고속도로 조성’도 포함됐다.

또 호남만의 자원과 경쟁력으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초광역 협력사업 발굴 및 공동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에너지산업은 호남권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신산업으로, 분산에너지 시대 대비, 해상풍력특별법 제정, 연관기업 유치 등에 공동 대응하고, 이차전지 산업도 호남권이 앞서갈 수 있는 유망한 미래 첨단산업의 하나로 보고 협력 사업을 발굴한다.

여기에 유서 깊은 역사·문화 자원, 아름다운 관광자원을 공유하며 호남권 관광벨트를 구축해 3개 시도의 관광상품을 연계할 예정이다. 무안국제공항을 통한 공동 인바운드 여행상품 운영을 통한 해외 관광객을 함께 유치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김관영 전북지사 등이 이날 약속한 ‘호남권 메가시티 경제동맹’을 통해 호남권을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이자 지방시대의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시킨다는 목표에 공감했다. 이를 위해서는 ▲수시 협력·교류를 통한 공감대 형성 ▲경제동맹에 따른 구체적인 성과 창출 및 시도민 공유 ▲정부·여당 및 야당과의 소통 및 과제 반영 ▲상호 배려 및 성장 지원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20092600770540000
프린트 시간 : 2025년 07월 01일 21:2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