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친다”…‘존’ 설정한 KIA 김도영, 반등의 3안타
KT와 시범경기 14-4 대승
2루타 포함 3안타 맹활약
크로우 5이닝 75구 리허설 ‘끝’
2024년 03월 17일(일) 22:00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이 17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안타를 때리고 있다.
“어제의 실패가 오늘의 나를 깨웠다.”

KIA 타이거즈가 17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범경기 8차전에서 황대인의 스리런 포함 장단 16안타로 14-4 대승을 거뒀다.

2번 자리에서 박찬호와 테이블 세터를 구성한 김도영이 2루타 포함 3안타를 터트리면서 승리 전면에 섰다.

1회 첫 타석에서부터 김도영의 안타가 터졌다.

1사에서 KT 선발 김민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만든 김도영은 도루로 2루로 향한 뒤 최형우의 적시타로 홈에 들어왔다. KIA는 최형우에 이어 소크라테스와 김선빈의 3연속 안타로 점수를 추가했다.

김도영은 2-1로 앞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선두타자로 나와 이번에도 중견수 쪽으로 공을 보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김도영은 KT의 두 번째 투수 박세진을 상대한 4회에는 실책으로 3타석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1사 1·2루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은 김도영이 3루수 앞으로 강한 타구를 보냈다. 이때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김도영이 다시 1루를 밟았고, KIA의 점수가 올라갔다. 김도영은 최원준의 볼넷과 폭투로 3루까지 간 뒤 최형우의 2루 땅볼 때 홈에 들어와 득점을 추가했다.

7-4로 앞선 6회 김도영이 장타를 선보였다.

무사 2루에서 타석에 선 김도영이 이번에는 우중간을 가르면서 1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김도영은 대타 고종욱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KIA는 7회 황대인의 스리런 등을 더해 대거 7점을 뽑아내면서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3안타 활약을 펼친 김도영은 전날 경기가 끝난 후 ‘존’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도영은 “어제 경기도 그렇지만 그 전 경기도 되게 안 좋았다. 무조건 다 쳤다. 스트라이크 근처에 오는 공을 다 쳤다. ABS를 통해 존이 커진 것도 있지만 그것 상관없이 다 쳤다. 나쁜 공까지 다 건들었다. 어제 경기 이후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했다.

김도영은 시즌이 끝난 후 참가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손가락을 다쳐 인대 봉합술을 받았다. 우려와 달리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정상적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지만 부상으로 인해 마음이 급했다. 배팅 훈련량이 부족했던 만큼 김도영은 실전에 나서자마자 공격적으로 타격을 했다.

김도영은 “어제 경기 끝나고 나서 야구의 신이 ‘지금부터 존 신경 안 쓰면 올 시즌 망한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감은 올라왔으니까 존을 신경 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 경기였다”며 “앞서 구종, 타이밍만 생각하면서 초구부터 막 나갔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16일 경기가 끝난 뒤 특별 타격훈련도 하고 전력분석팀과 나성범을 붙잡고 시즌을 위한 답을 찾았다.

김도영은 “전력 분석팀 코치님도 많이 알려주셨고, 경기 끝나고 특타도 치고 기계볼도 보고 했다. 나성범 선배님이 해주신 말씀도 많은 도움이 됐다. 선배님의 경험담을 많이 들었다. 선배의 존을 물어보고, 어떻게 내 존을 설정해야 할 지 물었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세밀하게 전략을 잡고 17일 다시 타석에 섰다. 그리고 생각하고 준비한 대로 결과가 나왔다. 세 번째 타석 땅볼은 아쉽지만 4번째 타석에서 만든 우중간 2루타는 만족스럽다.

김도영은 “존을 신경 쓰고 쳤는데 세 번째 타석에서 손을 많이 썼다. 4번째 타석 안타는 만족스럽다. 초구 보고, 2구째 직구 오면 무조건 칠 생각이었다. 스트라이크를 먹었지만 내 존이 아니라서 안 쳤다. 그리고 이후 원스트라이크 원볼에서 원래라면 나갔을 몸쪽 공을 안 쳤다. 몸쪽 직구를 칠 생각이었지만 볼이 왔다. 이후 거기에서 초구 왔던 곳에서 한 칸 더 안으로 공이 들어왔다. 파울 홈런 이후 타격을 했다. 오랜만에 잘 맞은 타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전까지는 시범경기니까 괜찮다는 생각이었는데 어제 경기 끝나고 멘탈이 흔들렸다. 아무리 시범경기지만 이건 수정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행인 것 같다”고 웃었다.

마운드에서는 윌 크로우가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에 나서 KBO리그를 위한 리허설을 끝냈다.

이날 75구를 소화한 크로우의 성적은 5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 직구(18개) 최고 152㎞, 평균구속150㎞를 기록했다.

19개의 투심(146~151㎞)으로 승부한 크로우는 체인지업(14개·132~140㎞), 커브(8개·128~134㎞), 슬라이더(8개·134~139㎞), 커터(8개·139~143㎞)도 구사했다.

한편 KT와 주말 2연전이 펼쳐진 챔피언스필드에는 구름 관중이 몰려 뜨거운 야구 열기를 보여줬다. 16일에는 8695명이 입장했고, 17일에도 8112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10680400765780011
프린트 시간 : 2025년 05월 06일 05:4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