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상흔 담은 뮤지컬 ‘아버지의 일기장’…16일 광주빛고을시민문화관
창작집단 소리공장 리뉴얼 창작뮤지컬
2023년 12월 11일(월) 10:45
지난 달 ‘아버지의 일기장’ 사전녹음 및 리허설을 진행하는 모습 <소리공장 제공>
“1980년 5월... 그리고 광주”

당시 신군부는 정권을 찬탈하려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광주 시민들을 ‘폭도’로 규정했고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했다. 그로부터 43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폭압의 시대가 남긴 ‘상흔’은 여전히 깊게 각인돼 있다.

그 시절을 써내려간 일기장을 펼쳐볼 수 있다면 어떨까. 아마도 일기 속에는 고통, 분노, 민주화에 대한 열망 등이 빼곡히 쓰여 있을 것 같다.

민주화를 외치던 그날의 역사를 재현하는 공연이 펼쳐진다.

창작집단 소리공장(대표 이선영)이 창작뮤지컬 ‘아버지의 일기장’을 오는 16일 오후 3시, 7시 30분 광주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연다.

공연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를 초점화해 아버지의 일기에 적힌 광주의 아픔을 뮤지컬 형식으로 되짚어보고 위로를 건네는 내용이다. 1980년 당시 비극을 경험했던 한 아이가 40대로 성장하면서 느낀 감정들을 다양한 예술 장르로 담아 낸다.

김소월의 ‘먼 훗날’, 광주 5·18을 담아낸 박용주 시 ‘엄마의 강’ 등 시인들의 시를 모티브로 소리공장이 만든 창작곡을 감상할 수 있다.

민중항쟁을 상징하는 곡이자 5·18 관련 공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임을 위한 행진곡’도 울려 퍼질 예정이다. 이어 ‘I’m in love with you’, ‘엉뚱부자’ 외에도 랩으로 가사를 채운 힙합 형식의 ‘Take Off’와 ‘May be’도 시대적 아픔을 풀어낸다.

5·18의 희생과 저항정신 등을 환기하는 ‘시위대 군무 곡’, ‘선혈에 보답하리라’, ‘군인 군무 곡’ 등도 라이브 밴드의 연주를 곁들여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왜 그랬을까’, ‘엄마의 강’, ‘하늘에서 저를 보나요’도 레퍼토리에 있다. 박정연, 김희선, 김창현, 최재우 등이 출연하며 샌드아트, 태권무 등 다양한 볼거리도 마련된다.

한편 뮤지컬 ‘아버지의 일기장’은 2018년 초연한 뒤 2020년 갈라콘서트 형식으로 관객들을 만나 왔다. 공연을 기획한 소리공장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비롯해 전래동화, 인형극 등을 각색해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결성됐다.

이선영 대표는 “뿌리 깊은 민주주의의 성지 ‘광주’에서 상처 깊은 5월의 그날을 추모하는 뮤지컬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감회가 깊다”며 “한 가족의 아픔에 투영된 민주화 정신을 공연을 통해 들여다보고, 그 정신을 계승하고 희생 영령들을 위무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무료 공연.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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