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 “옷 바꿔입고 고쳐 입어 환경 지켜야죠”
중고의류 교환 ‘21% 파티’ 개최
3년간 7870벌 새 주인 찾아…수선문화 확산 노력도
‘재고·반품 폐기 행위 전면 금지 법안’ 제정 서명운동
3년간 7870벌 새 주인 찾아…수선문화 확산 노력도
‘재고·반품 폐기 행위 전면 금지 법안’ 제정 서명운동
![]()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 |
‘이젠 안녕! 코트야. 우리는 너무 추운날 연희동에서 처음 만났지. 널 구입했지만 30회 밖에 못 입었어. 이제 다른 옷을 만나고 싶어. 널 보낸다. 부디 좋은 주인 만나.’
멋스러운 코트에 가격표 대신 달린 글이다. ‘다시입다연구소’가 주최하는 중고의류 교환장터 ‘21% 파티’에서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옷들이 ‘새로운’ 주인을 찾아간다.
3년 전 창립한 ‘다시입다연구소’는 ‘다시 입어, 패스트 패션 사회를 끝내고 미래가 있는 오늘을 만드는 일’을 미션으로 하는 단체다. ‘사지 말고 바꿔 입고 고쳐 입자’는 연구소의 모토 중 하나다.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 초청 강연이 22일 광주시 동구 한걸음 가게에서 열렸다. 정 대표는 패션 산업이 석유산업 다음으로 가장 많은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사실, 전 세계에서 매년 1000억벌의 옷이 생산되고 매초마다 2.6t 분량의 옷이 소각되거나 매립된다는 사실 등을 소개하며 옷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렸다.
“남의 옷을 내가 입고, 내 옷을 끝까지 입는 것이 목표입니다. 안 입는 옷을 사고 파는 대신, 서로 바꿔 입어 또 다른 의류 소비 문화를 만들어가는 캠페인이죠. 이미 만들어진 옷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입는 겁니다.”
다시 입는 문화 확산을 위해 연구소가 기획한 게 ‘21% 파티’다. 설문조사를 통해 사람들이 사놓고 안 입는 옷의 평균 비율이 21%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무엇보다 캠페인을 재미있는 파티 형식으로 진행, 인기 행사로 자리잡았다.
“초기에는 상태가 좋지 않은 옷들이 나오기도 했어요. 행사를 꾸준히 열면서 왜 우리가 이런 행사를 하는 지 공감대가 형성됐죠. 안입는 옷을 처분해야지 하는 마음이 아니라, 내 옷이 정말 다른 사람에게 가 잘 입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옷을 갖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내 친구나 소중한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그런 옷들을 가져와 바꿔가는 거죠.”
첫 파티에서 옷의 교환 비율은 53%였고 지금은 평균 83%가 교환된다. 3년간 파티를 통해 교환된 7870벌의 옷은 물절약 229만 3869ℓ(1년 동안 2293명이 마시는 물의 양), 탄소 배출 저감 6067만 7700g(서울-부산 1334회 비행시 발생 탄소량)으로 환산된다.
연구소는 전국에서 ‘21% 파티’가 열려야 캠페인이 힘을 얻는다는 생각에 누구나 파티를 열어볼 수 있도록 방법 설명서를 담은 ‘21%파티 툴킷’을 제작했다. 지난10월 열린 ‘21%파티의 달’에서는 전국에서 32개의 파티가 개최돼 옷 교환이 이뤄졌다.
연구소는 내가 좋아하는 옷을 ‘끝까지’ 입기 위해 수선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도 공을 들인다. 교환 파티를 열 때 바느질, 자수, 뜨개질 워크숍 등을 함께 열어 ‘입던 옷을 고치는 게 중요하다’는 의식을 심어준다.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하고 출판 관련 일을 했던 정 대표는 3년 전 서울시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단체를 꾸렸다.
“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죠.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었습니다. 모임을 진행하며 배워나가야겠다고 생각했죠. 이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더 많은 곳에서 옷을 바꿔 가는 파티가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연구소는 지속가능한 패션산업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법 제정 운동도 펼친다. 현재 패션기업의 ‘재고와 반품 폐기 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기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중이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멋스러운 코트에 가격표 대신 달린 글이다. ‘다시입다연구소’가 주최하는 중고의류 교환장터 ‘21% 파티’에서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옷들이 ‘새로운’ 주인을 찾아간다.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 초청 강연이 22일 광주시 동구 한걸음 가게에서 열렸다. 정 대표는 패션 산업이 석유산업 다음으로 가장 많은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사실, 전 세계에서 매년 1000억벌의 옷이 생산되고 매초마다 2.6t 분량의 옷이 소각되거나 매립된다는 사실 등을 소개하며 옷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렸다.
다시 입는 문화 확산을 위해 연구소가 기획한 게 ‘21% 파티’다. 설문조사를 통해 사람들이 사놓고 안 입는 옷의 평균 비율이 21%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무엇보다 캠페인을 재미있는 파티 형식으로 진행, 인기 행사로 자리잡았다.
“초기에는 상태가 좋지 않은 옷들이 나오기도 했어요. 행사를 꾸준히 열면서 왜 우리가 이런 행사를 하는 지 공감대가 형성됐죠. 안입는 옷을 처분해야지 하는 마음이 아니라, 내 옷이 정말 다른 사람에게 가 잘 입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옷을 갖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내 친구나 소중한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그런 옷들을 가져와 바꿔가는 거죠.”
첫 파티에서 옷의 교환 비율은 53%였고 지금은 평균 83%가 교환된다. 3년간 파티를 통해 교환된 7870벌의 옷은 물절약 229만 3869ℓ(1년 동안 2293명이 마시는 물의 양), 탄소 배출 저감 6067만 7700g(서울-부산 1334회 비행시 발생 탄소량)으로 환산된다.
연구소는 전국에서 ‘21% 파티’가 열려야 캠페인이 힘을 얻는다는 생각에 누구나 파티를 열어볼 수 있도록 방법 설명서를 담은 ‘21%파티 툴킷’을 제작했다. 지난10월 열린 ‘21%파티의 달’에서는 전국에서 32개의 파티가 개최돼 옷 교환이 이뤄졌다.
연구소는 내가 좋아하는 옷을 ‘끝까지’ 입기 위해 수선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도 공을 들인다. 교환 파티를 열 때 바느질, 자수, 뜨개질 워크숍 등을 함께 열어 ‘입던 옷을 고치는 게 중요하다’는 의식을 심어준다.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하고 출판 관련 일을 했던 정 대표는 3년 전 서울시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단체를 꾸렸다.
“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죠.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었습니다. 모임을 진행하며 배워나가야겠다고 생각했죠. 이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더 많은 곳에서 옷을 바꿔 가는 파티가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연구소는 지속가능한 패션산업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법 제정 운동도 펼친다. 현재 패션기업의 ‘재고와 반품 폐기 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기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중이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