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과 복지관의 인접효과-박행순 전남대 명예교수, (전)카트만두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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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섭씨 17.24도를 기록했고 해마다 조금씩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6월 중순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고 7월 초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령되었다.
이런 폭염 기간에 필자는 시원하다 못 해 썰렁한 여름을 보냈다. 햇볕이 뜨거워지기 전에 집을 나서 근처 시립도서관으로 향하면 30분이 채 못 걸렸고 약 3000 걸음에 2km 거리, 100kcal 쯤 소모되었다고 측정기가 알려준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섭씨 25도의 실내온도가 약간 춥게 느껴진다.
도서관에서는 상호 대차 시스템으로 타 도서관의 책들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열람실은 추석과 설, 명절 당일만 빼고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개방된다. 사물함에서 책과 독서대를 챙겨 자리를 잡고 앉으면 아침 세 시간 가량을 독서에 집중할 수 있다. 가족, 친지들이 주는 책을 다 받아왔더니 분야가 다양하다. 한정된 공간에 책이 늘어나는 것이 부담되지만 밑줄을 긋고 여백에 요점이나 설명을 적어 넣을 수 있는 내 책을 갖는 것이 좋다. 더구나 이렇게 손때 묻은 책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친구가 있어서 책의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읽고 싶어서 샀지만 1000 페이지가 넘는, 너무 두꺼워 손이 안 가던 세계역사를 읽고 나니 오래전 선물 받아 책장에 꽂아두었던 조선왕조실록도 읽고 싶었다. 두 역사책의 엄연한 공통점은 시대와 장소, 인물만 다를 뿐 권력 쟁탈을 위한 수많은 살육이었다. 정적이나 형제들을 죽이는 것은 다반사고 심지어 부자간에도 피를 흘렸다. 짧으면 몇 개월, 길면 몇 십 년의 권력을 손에 쥐었으나 결국은 모두 죽음으로 끝났으며 이들이 남기는 마지막 말들은 허무하기만 하다. 서기 68년에서 69년 사이에 로마의 황제는 네 번이나 바뀌었다. 이때 처형장에 선 54세의 비텔리우스는 “그래도 한때 나는 너희들의 황제였다”라고 절규했다.
정재승 교수의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는 과학적 정보가 풍부하여 대단히 유익할 뿐 아니라 그가 지적하는 ‘옥에 티’는 예리하고 재미있다. 관련 영화들을 밥 속의 돌을 골라내듯 ‘옥에 티’를 찾아내며 보는 재미는 저자의 말마따나 밥보다 맛있다.
도서관과 같은 울타리 안에 지상 3층 건물의 노인복지관이 있다. 바깥 잔디밭 주위에는 다양한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 있고 안에는 탁구, 당구, 체력 단련실 외에 바둑, 장기, 서예 등의 취미실과 교육실들이 있다. 지하에는 연일 사오백 명이 3500원에 따뜻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는 넓은 식당도 있다. 8월부터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저렴한 수강료를 내고 참가할 수 있었다. 책 읽는 중간에 머리도 쉬고 운동도 할 겸, 실버 에어로빅과 한국무용, 그리고 기타를 배운다. 경쾌한 음악에 맞추어 빠르게 움직이는 실버 에어로빅의 열기는 뜨겁고 우리 가락에 맞추어 부드럽게 추는 한국무용은 노인들에게 무리하지 않는 운동으로도 적격이다. 이 반의 최고령자는 88세, 최연소자는 복지관 회원 자격을 갓 획득한 60세이다.
아침부터 도서관에서 맘껏 책을 읽고 복지관에서 점심식사 후에는 야외 벤치에서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긴다. 한여름에는 분수터에서 물 맞고 뛰어노는 아이들을 느긋하게 구경하는 것도 좋았다. 이 야외 공간은 복지관과 도서관 이용자들, 이웃 주민들과 반려견들도 공유한다.
오후에도 몇 시간 책을 읽다 보면 어느덧 낮이 기울고 땅거미가 내려앉는다. 걸어서 집에 오는 길에 목표한 7000 걸음을 달성했다고 후루룩하고 폰 어플에서 꽃비가 내리는 것도 기분 좋다. 아침 저녁 규칙적으로 걷고 주 4회 한 시간 넘게 춤추고 땀을 흘렸더니 천천히 체중 감량이 이루어지고 어느 때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 머릿속 지식은 늘어나고 피하지방은 줄어들고 운동과 독서는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니 가히 일석삼조(一石三鳥)다. 도서관과 복지관이 인접해 있으니 이렇듯 심신을 위한 상승효과를 내며 행복지수를 올려준다.
이런 폭염 기간에 필자는 시원하다 못 해 썰렁한 여름을 보냈다. 햇볕이 뜨거워지기 전에 집을 나서 근처 시립도서관으로 향하면 30분이 채 못 걸렸고 약 3000 걸음에 2km 거리, 100kcal 쯤 소모되었다고 측정기가 알려준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섭씨 25도의 실내온도가 약간 춥게 느껴진다.
정재승 교수의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는 과학적 정보가 풍부하여 대단히 유익할 뿐 아니라 그가 지적하는 ‘옥에 티’는 예리하고 재미있다. 관련 영화들을 밥 속의 돌을 골라내듯 ‘옥에 티’를 찾아내며 보는 재미는 저자의 말마따나 밥보다 맛있다.
도서관과 같은 울타리 안에 지상 3층 건물의 노인복지관이 있다. 바깥 잔디밭 주위에는 다양한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 있고 안에는 탁구, 당구, 체력 단련실 외에 바둑, 장기, 서예 등의 취미실과 교육실들이 있다. 지하에는 연일 사오백 명이 3500원에 따뜻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는 넓은 식당도 있다. 8월부터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저렴한 수강료를 내고 참가할 수 있었다. 책 읽는 중간에 머리도 쉬고 운동도 할 겸, 실버 에어로빅과 한국무용, 그리고 기타를 배운다. 경쾌한 음악에 맞추어 빠르게 움직이는 실버 에어로빅의 열기는 뜨겁고 우리 가락에 맞추어 부드럽게 추는 한국무용은 노인들에게 무리하지 않는 운동으로도 적격이다. 이 반의 최고령자는 88세, 최연소자는 복지관 회원 자격을 갓 획득한 60세이다.
아침부터 도서관에서 맘껏 책을 읽고 복지관에서 점심식사 후에는 야외 벤치에서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긴다. 한여름에는 분수터에서 물 맞고 뛰어노는 아이들을 느긋하게 구경하는 것도 좋았다. 이 야외 공간은 복지관과 도서관 이용자들, 이웃 주민들과 반려견들도 공유한다.
오후에도 몇 시간 책을 읽다 보면 어느덧 낮이 기울고 땅거미가 내려앉는다. 걸어서 집에 오는 길에 목표한 7000 걸음을 달성했다고 후루룩하고 폰 어플에서 꽃비가 내리는 것도 기분 좋다. 아침 저녁 규칙적으로 걷고 주 4회 한 시간 넘게 춤추고 땀을 흘렸더니 천천히 체중 감량이 이루어지고 어느 때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 머릿속 지식은 늘어나고 피하지방은 줄어들고 운동과 독서는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니 가히 일석삼조(一石三鳥)다. 도서관과 복지관이 인접해 있으니 이렇듯 심신을 위한 상승효과를 내며 행복지수를 올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