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별 헤는 밤이 좋습니다 - 나쫌 지음
놀라운 하늘의 선물…별과 우주서 쏟아지는 설렘과 희열
2023년 09월 23일(토) 09:00
“늘 예상 밖의 놀라운 하늘 선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릴 때 SF영화와 만화를 보며 꿈꿨던 설렘이 환갑을 앞둔 저에게 다시 찾아왔습니다”

유튜브 채널 ‘나쫌(NaZZom)’의 최근 게시 글에 달린 구독자들의 댓글이다. 닉네임 ‘나쫌’은 나누자 쫌(조금)의 약칭으로, 우주의 아름다움을 혼자 당겨보기 아까워 나누는 채널을 표방한다. 3년 전부터 시작한 채널 구독자가 23만9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네티즌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당신과 별 헤는 밤이 좋습니다’는 채널 운영자 나쫌의 첫 포토 에세이집이다. 아마추어 천문가인 저자는 ‘저는 문과생입니다만’이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제가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토대로 ‘나쫌’다운 글을 쓰기 시작하니, 마치 일기를 쓰듯 글이 써졌다”면서 “그동안 짧은 영상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나쫌’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나누고자 이번엔 카메라 대신 연필을 들었다”고 했다. 구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방송매체 등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까닭에 대해서도 “사람의 말소리 대신, 자연과 우주에 집중할 수 있는 힐링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 내레이션 대신 자막과 현장소리 그리고 음악을 선택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고 밝힌다.

저자는 ‘사람들은 직접 촬영한 우주에 반응했다’ 등 7부로 나눠 자신의 천체관측 경험과 느끼는 바를 담담하게 문장으로 풀어낸다. 채널에 올려진 영상은 ‘비행기에서 별 사진 촬영하는 방법’을 시작으로 이번 신간소개 까지 총 316개에 이른다. 우주에 궁금증을 품은 저자는 “우선은 지식에 파고들기보다 그냥 그 모습 그대로 우주를 보고 싶었고, 무엇보다 나처럼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무이자 할부로 하이엔드급 카메라를 구입한 후 토성을 포함한 행성과 달, 국제 우주정거장 촬영이라는 3가지 버킷 리스트를 세운 후 이를 하나하나 실천하며 영상으로 제작했다. 새벽 박명시간에 찍은 토성은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전 세계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저자는 ‘생각보다 안 될 때의 아이러니’라는 글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내며 ‘별을 보면서 삶에 대한 자세를 돌아보게 된다’고 말한다.

“실패조차도 내 삶의 일부분이고 더 발전한 내 모습을 위한 밑거름이겠지만, 어떤 일이든 너무 미리 실패했다고 단정 짓지는 말자. 예측될 수 없기에 우리 인생이 더 아름다운 것이고, 어쩌면 실패라는 생각에 가려져 못 보고 있을 뿐 더 큰 기회가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생에 한번뿐인 레너드 혜성처럼.”

또한 저자는 “바쁜 삶 속에 조금씩 틀어져 가는 방향을 다시금 체크할 수 있는 시간, 인생의 여정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시간이 아닐까”라며 독자들에게 잠시나마 하늘을 올려다 볼 것을 권유한다. 별과 우주를 접하며 느끼는 저자의 설렘과 희열이 독자들에게도 오롯이 울림으로 전달된다.

<크레타·1만7000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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