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역사 - 존 서덜랜드 지음, 강경이 옮김
2023년 09월 21일(목) 19:05
BBC 라디오의 최장수 프로그램인 ‘데저트 아일랜드 디스크’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BBC 월드 서비스를 통해 청취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에게 묻는 질문이 있다. ‘무인도에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 어떤 책을 갖고 갈 것인가’라는 물음이 그것이다.

영국의 문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존 서덜랜드는 이 프로그램을 50년째 듣고 있다. 그에 따르면 대개 초대 손님은 여생의 동반자로 위대한 작품을 선택한다. 존 서덜랜드는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작가는 제인 오스틴이라고 한다. 또한 수천 회에 달하는 방송분에서 대부분 모든 초대 손님은 기존에 읽은 작품을 택했다.

존 서덜랜드의 ‘문학의 역사’는 왜 수천 년 전에 쓰인 문학을 읽고 즐기는지를 탐색하는 책이다. 사실 문학의 역사에서 가장 근원적이면서 폭넓은 질문 가운데 하나는 ‘문학이란 무엇인가’이다. 이에 대한 답을 확실하게 내릴 수 없는 것은 고대 언어로 쓰인 서사시부터 오늘날 베스트셀러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작품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아는 가장 소중한 것들은 우리가 읽은 문학에서 온다. 문학을 제대로 읽을 때 우리는 현재와 과거의 가장 창조적인 지성과 대화하게 된다. 문학을 읽는 시간은 언제나 가치 있다”고 말한다.

모두 40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전체적인 문학 흐름을 토대로 주요 작품과 작가들을 언급한다. 정치적, 사회적 환경은 물론 고대신화, 서사시. 그리스 비극, 중세 신비극 등 구술문학 외에도 인쇄혁명을 계기로 대량 생산된 출판업 등도 소개한다. 또한 자본주의가 등장한 것과 맞물려 주목받기 시작한 소설 등도 이야기한다.

<소소의책·2만4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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