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국적인 투기 -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정원도시로 명성을 얻고 있는 순천은 경전선과 전라선이 분기하는 철도 교통의 요충지다. 1897년 10월 목포에 이어 1923년 4월 여수가 개항, 1930년 7월 광주에서 여수로의 철도(광여선)가, 1936년 12월에 이리에서 여수까지의 전라선이 개통하면서 순천의 중요성은 날로 커졌다. 1930년대 4개 주요 도로 노선이 지날 만큼 순천은 교통의 거점으로 성장·발전하고 있었다.
여기에 방점을 찍은 것은 1936년 6월 조선총독부 철도국 산하 호남지역 철도사무소의 유치였다. 광주, 목포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순천은 일약 대전을 제치고 식민지 조선의 4대 도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순천 조곡동 일대에 관사 100여 채와 순천역 등 77동의 철도 관련 건물들이 들어섰다.1936년 인구 증가율은 무려 9.72%에 달했다. 순천의 도약과 함께 몰려든 것은 전국의 토지 브로커였다. 땅값이 이상 급등하고 투기(投機)가 만연했다.
19세기 유명한 미국의 거상 케네(R. Kene)는 “인생은 투기이고, 투기는 인간과 함께 탄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마시대 그라쿠스 형제는 부실하게 지어진 인슐라(공동주택)에 화재가 나면 최대한 늦게 불을 끄도록 하고, 거래가를 낮춰 사들인 뒤 리모델링해 되팔아 큰 수익을 거뒀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버블(tulip bubble), 즉 튤립 꽃의 구근에 대한 과열 투기 현상도 발생했다. 이를 사람들은 최초의 금융 투기라고 부른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있었다. 다만 정상적인 국가라면 범위를 벗어난 이들의 수익을 환수하는 한편, 투기가 만연해지는 분위기를 경계하며 각종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시행해왔다는 것이다. 만약 사사로운 욕심이 아무런 규제없이 실현된다면 일상이 도박판처럼 변질되고 그 피해는 가장 약한 고리에서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공직자, 정치인들도 부동산, 가상화폐, 주식 등 투기에 나서고 있다. 쉬는 시간에 짬을 내 ‘재테크’를 한다지만 거액의 돈을 건 그들의 머리에 지역민, 국민이 있을 리 없다. 망국적인 투기 만연을 이대로 둘 것인가.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chadol@kwangju.co.kr
19세기 유명한 미국의 거상 케네(R. Kene)는 “인생은 투기이고, 투기는 인간과 함께 탄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마시대 그라쿠스 형제는 부실하게 지어진 인슐라(공동주택)에 화재가 나면 최대한 늦게 불을 끄도록 하고, 거래가를 낮춰 사들인 뒤 리모델링해 되팔아 큰 수익을 거뒀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버블(tulip bubble), 즉 튤립 꽃의 구근에 대한 과열 투기 현상도 발생했다. 이를 사람들은 최초의 금융 투기라고 부른다.
일부 공직자, 정치인들도 부동산, 가상화폐, 주식 등 투기에 나서고 있다. 쉬는 시간에 짬을 내 ‘재테크’를 한다지만 거액의 돈을 건 그들의 머리에 지역민, 국민이 있을 리 없다. 망국적인 투기 만연을 이대로 둘 것인가.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