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스페이스 시대 - 송기동 예향부장
2023년 05월 30일(화) 00:00
지난 25일 오후 6시 24분 고흥 나로우주센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T-0’(Time Zero)에 화염과 함께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현지에서 또는 TV로 생중계되는 발사 장면을 지켜보는 이들은 마음속으로 한결같은 응원을 했을 것이다.

한국형 발사체가 지구 궤도로 나아가는 시간은 짧으면서도 무척이나 길었다. ‘누리호’에 탑재한 크고 작은 여덟 개의 위성들을 분리하기까지는 15분 여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1993년 발사된 ‘과학 로켓 1호’를 감안하면 그로부터 30년이라는 누적된 시간을 필요로 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한국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일본, 인도에 이어 ‘우주 강국 G7’ 반열에 올랐다. 또한 국가가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올드 스페이스’ 시대에서 민간 기업들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의 첫 걸음을 뗐다. 이번 ‘누리호’ 엔진 개발과 부품 제작에는 한화 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300여 개의 민간 기업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누리호’ 3차 발사를 TV로 지켜보며 SF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떠올렸다. 1968년 영국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인류 문명의 시작부터 목성 탐사 등 우주를 개척하는 미래까지 장대한 인류의 역사를 펼쳐 보여 준다. 영화는 무리지어 생활하는 털북숭이 초기 인류로부터 시작한다. 인류가 땅에 놓여 있는 뼈를 막대로 내려치자 튀어 오른 길쭉한 뼈가 우주 공간을 이동하는 우주선으로 전환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누리호’ 3차 발사는 민간 기업들이 우주로 나아가는 대장정의 시작을 알린다. 단지 우주 탐사가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도전이다. 민간 기업들이 주도하는 우주산업은 전남 발전과도 밀접하다. 한화 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완공 목표로 우주발사체 단 조립장(순천)과 발사체 클러스터 부지(고흥)내에 핵심 구성품 제조 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앞서 나가는 ‘스페이스 X’(일론 머스크)와 ‘블루 오리진’(제프 베이조스)처럼 한국 민간 기업과 스타트업 또한 ‘뉴 스페이스’에 과감하게 동참해 21세기 ‘황금광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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