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도 외면하는 지자체 앱, 개선 방안 찾아야
2023년 05월 11일(목) 00:00
광주시 자치구들이 주민과의 소통을 내세우며 앞다퉈 공공 앱을 만들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인구 수십만 명의 자치구들이지만 공공 앱 이용자는 수백 명에 불과하고 3년 넘게 게시 글이 올라오지 않는 것도 있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광주시 다섯 개 자치구는 지난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경쟁적으로 공공 앱을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공공 앱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주차장 정보나 구청의 교육 프로그램 등 실생활과 밀접한 정보를 담은 앱은 그나마 이용자가 있지만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만든 앱은 외면받고 있다.

광산구는 고려인 마을 주민과 광산구민들의 소통 커뮤니티 조성 차원에서 2021년 10억 원을 들여 ‘월곡 톡’을 만들었지만 지금까지 가입자 수가 128명에 불과하다. 40만 명에 가까운 광산구 인구를 감안하면 이용객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광산구의 또 다른 앱인 ‘광산 ON’은 카풀 게시판에 올라온 마지막 글이 2019년 12월일 정도다.

남구의 ‘남구랑’은 동네 정보 공유와 주민 알림 서비스 등을 제공하지만 운영한 지 2년이 다 돼 가는데도 가입자는 863명 뿐이다. 21만여 명인 남구 주민의 0.4%만 이용할 정도니 소통 앱이란 의미가 무색할 정도다. 동구의 ‘두드림’도 주민들로부터 외면받기는 마찬가지다. 급기야 북구는 ‘안심 동행’이란 앱을 폐지하기도 했다.

자치단체들의 소통 앱이 외면받는 이유는 치밀한 수요 조사와 활용 계획 없이 구색 맞추기식으로 개발해 운용하기 때문이다. 타당성을 꼼꼼하게 따져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 개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마땅한 대책이 없다면 앱 운영에 매년 고정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지금이라도 과감하게 정리해 더 이상의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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