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준 5일의 휴식 KIA에 득될까 독될까
투수들에는 재충전의 시간
야수진은 ‘감’ 걱정할 상황
선발진 로테이션에도 변동
2023년 05월 10일(수) 00:00
정해영
‘봄비’가 KIA 타이거즈에 득이 될까? 독이 될까?

KIA 타이거즈는 9일 챔피언스필드에서 SSG 랜더스와 시즌 3차전을 치렀다. 양현종과 김광현의 ‘빅매치’가 펼쳐진 이날 KIA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일찍 그라운드에 모였다.

투수들이 외야에서 캐치볼로 몸을 푸는 동안 야수들은 각자 포지션에서 수비 훈련을 하며 일과를 시작했다.

KIA는 지난 3일 롯데와의 홈경기를 끝으로 그라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봄비가 연이어 내리면서 4경기가 연달아 취소됐고, 월요일 휴식일까지 더해 6일 만에 경기에 나서게 됐다.

바쁘게 달려왔던 투수들에게는 재충전의 시간이 됐지만 야수진은 ‘감’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 타석에서의 승부는 물론 수비 집중력도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야수진은 이날 공·수에서 부지런히 훈련을 소화했다.

KIA는 지난 4월에도 개막 2연전 이후 KT 위즈와의 주중 3연전에서 비를 만나 고전했었다. 이어 지난 주말 NC 다니노스와의 원정경기까지 여름철도 아닌 봄에 벌써 두 번째 3연전 취소를 경험했다.

넉넉했던 휴식에 대한 반응은 조금씩 달랐다.

이범호 타격 코치는 “타격 페이스가 당시 고점을 찍었다. 사이클로는 내려갈 타이밍이었기 때문에 휴식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고, 홍세완 코치는 “타격 흐름이 좋을 때 비를 만나서 아쉽다”는 반응이었다.

톱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류지혁에는 휴식이 너무 길었다.

류지혁은 “하루 정도 쉬면 컨디션이 올라오는데 너무 쉬면 감을 잃는다”며 “그래도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몸이 안 좋았던 선수에게는 쉬어갈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언급했다.

어려운 초반을 보내고 있는 ‘마무리’ 정해영에게는 반가운 비가 됐다.

정해영은 “페이스가 흔들렸던만큼 좋은 휴식이 됐다. 좋을 때는 계속 하고 싶고, 그렇지 않으면 쉬어가고 싶다”고 웃었다.

이어 “타자들의 감이 올라왔는데 경기 취소는 좋지 않을 것 같다. 대신 투수들이 체력을 비축했으니 투수들이 이번 주에 힘을 내야 한다. 나만 잘하면 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예상치 못한 ‘봄비’에 걸음이 멈췄지만 KIA는 새 출발선에서 시작하겠다는 각오다. 선발진 로테이션 변동 가능성도 있다.

김종국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제외하고 이렇게 로테이션을 정비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데,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다. 10일 앤더슨이 선발로 나선다. 다음은 투수 코치와 상의해서 컨디션이 좋은 순서대로 내보낼 생각이다”고 밝혔다.

원래 로테이션으로는 앤더슨에 이어 이의리의 순서. 9일 KIA 불펜에서는 이의리와 윤영철이 피칭을 했다.

비로 인한 휴식기간 메디나도 재조정 시간을 가졌다.

김종국 감독은 메디나에 대해 “분석팀, 배터리 코치와 함께 다음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구종을 조금 다르게 해볼 생각이다. 앞서 투심 위주로 피칭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다른 것도 추가해서 조정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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