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당하는 운동부 학생들 안전 대책 강화해야
2023년 05월 10일(수) 00:00
엊그제 광주 지역 모 초등학교 배드민턴 코치와 선수 등 일곱 명이 탑승한 승합차가 경북 청송군 파천면 국도상에서 1t 트럭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70대 트럭 운전자는 숨지고 선수 세 명이 중상을 입어 현재 광주시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는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당한 선수들은 제23회 배드민턴협회장기 전국 종별 배드민턴대회에 참가했다가 숙소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당초 이날 오후 3시 30분께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오후 6시에 시작되는 바람에 7시 30분에 경기를 마쳤고, 밤 8시께야 숙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 경기가 지연되면서 선수들은 저녁식사를 거른 채 경기를 치르는 등 건강권도 침해를 당했다.

이번 사고는 학교 운동부의 부실한 안전 관리 실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예산 부족으로 운동부 전용 차량을 지원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때문에 임대한 승합차를 운동부 코치가 직접 운전해야 했다. 체험학습과 달리 안전 담당자가 동행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주최 측은 학생 연령을 감안하지 않고 경기 일정을 무리하게 잡아 진행했다. 그동안 운동부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이처럼 열악한 여건을 잘 알기 때문에 자녀들이 전국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조마조마한 심정이었다고 한다.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학교 운동부 선수들에 대한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경기 지연을 예상해 예비일을 지정, 해당 경기를 치르는 등 경기 일정을 탄력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또한 체험학습과 마찬가지로 안전 담당자의 동행도 필요하다. 광주시교육청은 운동부 지도자와 선수들이 안전하게 이동하며 기량을 한껏 발휘해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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