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먹거리 물가에 서민 고통 더 커진다
2023년 03월 30일(목) 00:00
최근 가공식품과 외식 등 먹거리 가격이 다락같이 치솟고 있다. 빵·과자·아이스크림·생수에 이어 햄버거·치킨·피자 값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 가계를 옥죄고 있는 것이다.

배달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은 다음달 3일부터 소비자 권장 가격을 최대 3000원 올리기로 했다. ‘허니콤보’의 경우 2만 원에서 2만 3000원으로 15% 인상된다. 배달 비용이 3000~5000원을 넘나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집에서 주문해 먹는 치킨 한 마리 가격이 3만 원에 육박하게 되는 셈이다. 젊은 층이 많이 찾는 햄버거와 피자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가 지난달 일부 메뉴를 각각 5.4%, 5.1% 인상했고, 미스터피자도 피자와 사이드 메뉴 가격을 4~5% 올렸다.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상승했다. 남양유업은 다음달부터 두유 출고가를 평균 4.7% 올릴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SPC삼립과 파리바게뜨 등이 원재료비 상승을 이유로 빵과 케이크 가격을 6% 이상 올렸다. 외식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광주에서 냉면이나 비빔밥을 사먹으려면 최소 1만 원은 있어야 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도 국민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올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부와 인상 폭 등을 이번 주 후반 발표할 예정이다. 외식·가공식품 등 먹거리와 공공요금 인상은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기업들에게 가격 인상 요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 외에 뾰족한 물가 안정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되면 경기 침체와 고금리에 허덕이는 서민들의 생활고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감안해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원가 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무엇보다 취약계층의 고물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680102000750499074
프린트 시간 : 2025년 05월 14일 01:3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