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 알리는 ‘아시아 광주진료소’ 코로나 3년 1만3000명 진료 성과
광주일보 주도 모금활동, 2014년 캄보디아에 설립 ‘시초’
2023년 03월 23일(목) 21:20
최근 조선대병원에 입원한 캄보디아 환자 카 쓰라이삣(여·20)의 얼굴에 미소가 돌아왔다. 카는 뇌신경이 마비돼 양 눈에 심한 마비성 사시 증세가 나타났고, 눈꺼풀마저 뜰 수 없는 지경이었다. 카는 ‘아시아 광주진료소’의 도움으로 지난해 10월께 광주에 와 무료로 수술을 받은 끝에 완쾌할 수 있었다. 그는 “꼭 한국으로 돌아와 일을 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세계에 ‘5·18정신’을 알리기 위해 캄보디아에 설치된 해외 의료봉사시설 ‘아시아 광주진료소’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 동안 1만3000여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성과를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는 이번 성과에 힘입어 올해도 예산 4500만원을 투입해 진료소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진료소 운영자인 (사)아시아희망나무에 따르면 2020년 4369명, 2021년 3332명, 2022년 5299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았다.

아시아 광주진료소는 아시아 저개발국가 주민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나눔과 연대의 광주정신을 전파하기 위해 설립됐다. 전문 의료진과 함께 현지를 찾아가 무상 진료를 해 주고 그 나라 의사들에게 의료기술을 전수해 의료 자립을 돕고 있다.

광주일보 주도로 모금활동을 진행해 지난 2014년 캄보디아 캄퐁스퓨즈 트라패잉 마을에 진료소를 세운 것이 시초다. 진료실 4실, 회복실 1실, 수술실 1실, 멸균실 1실, 엑스레이실 1실을 갖추고 의사 등 4명의 직원이 상시 운영 중이다. 한국어·영어 교육, 금연 교육 등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사)국제평화협력단이 운영하는 네팔 광주진료소도 성황이다. 국제평화협력단은 지난 2017년부터 네팔 서부 다울라기리구 파르밧현 디무와 마을에서 네팔 광주진료소를 운영해 왔으며 오는 2020년부터는 광주시 예산 지원 없이 독립적으로 진료소를 운영 중이다. 지난 2018년에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1년 동안 이동식 차량 진료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한편 광주시는 오는 28일까지 2023년도 캄보디아 아시아 광주진료소 지원·운영 사업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진료소 운영은 지난 8년동안 (사)아시아희망나무에서 맡아 왔으며, 2020년 이후로는 ‘사업 연속성’을 인정받아 별도 공모 절차 없이 아시아희망나무가 사업을 이어 왔다. 다만 올해는 예산 편성 과정에서 사업 연속성을 증빙하는 절차가 누락돼 3년만에 공모 절차를 밟게 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인권·평화·나눔의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국제사회에 전파하는 대표적인 사업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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