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물 관리로 가뭄 극복을- 백인노 한국수자원공사 영·섬유역본부장
2023년 03월 21일(화) 23:00
매년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UN이 제정해 1993년부터 전 세계가 함께 기념하고 있다. 올해 UN에서 정한 주제 ‘변화의 가속화’(Accelerating Change)의 의미를 담아 우리나라는 ‘함께 만드는 변화, 새로운 기회의 물결’로 정했다. 물을 사용, 소비, 관리하는 모두가 함께 움직여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21세기는 블루골드(Blue Gold·물)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와 같이, 기후변화로 인한 물 위기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파키스탄은 대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고, 유럽과 중국은 각각 500년, 60년만에 가장 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기후변화를 겪고 있으며 기상재해는 일상이 되었다. 작년은 강우의 지역 불균형으로 중부지방은 많은 비가 내려 홍수피해를 입은 반면, 남부지방은 마른 장마로 가뭄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국토 면적이 넓지 않음에도 가뭄과 홍수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볼 때,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의 양극화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 체감된다.

특히 우리 영·섬유역(영산강·섬진강)은 현재 가뭄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1년간 누적 강수량은 평년 대비 64.6% 수준으로 1995년 이후 두 번째로 적은 양이다. 비가 적게 내리면서 광주 전남에 공급하는 주요 광역상수원 댐의 평균 저수율은 올해 3월 기준 예년대비 52% 정도 낮은 상황이고, 완도 섬 일부는 이미 제한급수를 시행하고 있다.

홍수와 달리 가뭄은 서서히 진행되고 피해 발생 전까지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뭄 인식 확산과 효율적인 물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는 영·섬유역 가뭄 극복을 위해 여러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물 수요 절감을 유도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약해 ‘광역상수도 자율절수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지자체가 물 사용량을 줄이면 절수지원금을 지원하는 제도로, 주민과 함께 참여하는 지자체에는 지원금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작년 8월부터 2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해, 현재는 12개 지자체와 함께 자율절수제도를 운영 중에 있다.

또한 절수협약 실천을 지원하기 위해 수도꼭지형 절수기, 절수 샤워기, 싱크대 절수기 등 절수기기 4140대를 지역주민에 보급한 바 있다.

둘째,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 수원 간 연계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주암댐 상류에 소재한 보성강댐의 발전용수를 주암댐 생활·공업용수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주암댐에서 목포시에 공급하는 공급량 중 일부를 장흥댐을 통해 대체 공급하며 주암댐 물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셋째, 도서지역 가뭄 지원을 위해 지하수저류지 설치 운영과 병입 수돗물 공급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전남 섬 지역의 안정적 수자원 확보를 위해 완도군 보길도에 지하수를 확보할 수 있는 친환경 수자원시설인 지하수저류지를 설치해운영 중이다. 작년 12월부터 공급되는 용수 규모는 하루 약 200톤에서 최대 1000t으로, 이는 보길도 및 노화도 주민 8000명의 식수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외에도 제한급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완도군 5개 지역에 병입 수돗물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80만병을 지원했다.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시도민들의 적극적인 동참도 필요하다. 절수기 사용하기, 계량기 수압 조절 생활화, 물 받아서 사용하기 등 가정에서의 자발적인 물 절약 실천이 가뭄을 극복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며 물을 대신할 수 있는 자원은 존재하지 않기에, 그 가치는 헤아릴 수 없다. 제31회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해, 우리 모두가 물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보고 일상생활 속에서 물 절약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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