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문헌 번역·고전 연구서 출간
장성 고려 문인 서릉 ‘절효공실기’·영암 월출산 배경 연구서 ‘두껍전’
2023년 03월 15일(수) 19:30
지역의 의미있는 고문헌이 국문으로 번역되고, 고전 연구서가 발간돼 눈길을 끈다.

전남대 호남학연구원(원장 정명중)이 번역한 고려 문인 서릉의 ‘절효공실기’와 지역문화교육연구센터(센터장 노철)가 발간한 영암 월출산 일대를 배경으로 하는 연구서 ‘두껍전’이 그것.

고문헌 ‘절효공실기’는 장성 출신 고려시대 문인 서릉의 가정교육을 엮은 서적으로 그의 행적을 비롯해 역사서, 지리서, 후학과 후손의 추모 현창 기록이 담겨 있다. 호남학연구원은 장성공공도서관의 요청을 받아 번역했다. 김태완 특별연구원이 번역하고 이형성 학술연구교수가 감수를 맡았으며, 책은 장성공공도서관이 발간했다.

언급한 대로 ‘절효공실기’는 서릉의 가정교육 관련 기록을 엮은 것으로 여기에는 ‘거가십훈’(居家十訓) 외에도 역사서와 지리서를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서릉은 고문헌 원저자로 고려 무신정권기에 벼슬길에 나가지 않았다. 보모 봉양을 하고 학문에 힘쓰며 가정 교육과 지역사회 교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거가십훈’은 책의 핵심으로 장성의 문화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정명중 호남학연구원장은 “‘거가십훈’은 상례와 제례를 다른 부분은 불교가 정신세계를 담당하던 시대에 유교적 상제례의 절차와 의의뿐 아니라 주자가례의 이념을 고려 향촌사회의 현실에 적용하는 문제 등을 담고 있다”며 “유교적 향촌윤리의 형성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간접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대 지역문화교육연구센터가 발간한 ‘두껍전’은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깨달음을 준다는 영암을 무대로 한 작품이다. 책에는 해남 수령을 비롯해 나주 특산품 등이 등장하고 서술 기법상 판소리 사설과의 연관성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학계에 공식적으로 소개되는 ‘선관적강형’(仙官謫降型) 작품의 이본 자료로 가치가 높다. 즉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깨달음을 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껍전’의 판독, 입력, 현대역, 교주, 해제 작업은 고려대 김인경 교수와 전남대 국어교육과 조지형 교수가 담당했다.

한편 ‘두껍전’ 발간 기념 콜로키움이 17일 정보마루 컨퍼런스 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노철 지역문화교육연구센터장은 “센터는 전남대 도서관 고문헌자료실에 소장된 한국학 관련 고전 자료들 중 학술적 가치가 높은 자료를 선정해 해제, 역주, 영인 작업을 거쳐 연구서를 발간하고 있다”며 “이번 콜로키움에서는 ‘두껍전’이 갖고 있는 학술적 가치와 지역문학적 의의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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